아름다운세상

정호승 시인의 특강.

gamro 2011. 12. 1. 22:09

 

TV에 정호승 시인이...!!

 

나가려다 그냥 눌러앉아 시청을 한다.

고교시절의 친구였기에..ㅎ~

 

 

방송시작 후 한참 지난지라..

 

시를 낭송하며

삶의 아름다움을 눈뜨게 하는

KBS 아침마당 정호승 시인의 좋은 특강을 담는다.

 

 

잘 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 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기의

저절로 벗겨진 꽃신발처럼.

 

 

시인은 <잘 자라 우리 엄마>의 시를 외우며

깊은 내용을 이야기하는 애절함에 나의 가슴을 찡~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인생은 고통의 그늘과 절망의 눈물로 이루어지지만

모든 사물은 두 면이 있으니 그 모든 것을 아름다움으로 받겠노라

긍정적인 삶이 행복하니...그런 설명이던가?

아둔해서...ㅉㅉ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산산조각>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시인은 부처님처럼 법문도 한다..^^

금이 간 범종을 치면 깨진 소리가 들리지만

조각이 난 종의 파편 하나하나에선 그대로 맑은 종소리가 들린다고..

 

조각날까 걱정 말라!

삶의 지혜까지도 부처님처럼 시인은 시로써 깨닫게 해준다.

나처럼 태평스럽게..^^

 

 

 

시인은 늘 아끼던 수선화를 이야기한다.

은유법을 곁들여..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시인은 마음으로 삼라만상을 보고 느끼며

오늘도 아름다운 삶의 의미를 글로 표현하고 깨달음을 전하니

좋은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낸다.

 

 

*좋은 내용을 다 담지 못하여 쬐끔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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