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가을이 오는 소리 곳곳에서 들린다.
못 견디게 내려쬐는 뜨거운 여름날의 햇볕에도
파란 밤송이들은 행복에 겨워 세월을 기다린다.
올망졸망 추석차례상을 기다리는 대추 역시
유별난 말복폭염의 따가운 햇볕을 즐긴다.
가만 보니 산비탈의 곳곳에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불볕더위를
도무지 관심도 없는 듯 즐기며 모두가 평화스런 모습들이다.
숲 사이로 보이는 조그만 호수
햇볕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움이 한더위를 정겹게 한다.
그토록 예쁘던 꽃잎이 자그마한 하얀꽃
얘들은 떠나려하는 여름이 아쉬운가?
여름 장맛비에 가련한 꽃잎이 숭숭 뽑혀
엉성하여 더욱 애련한 늙은이 같은 이름 모를 꽃.
한때는 소녀였는데 이제 씨앗을 맺으려나?
이 꽃은
오래전부터 길바닥에 온통 빨간 꽃잎을 흩여
이제나 저제나 수명을 다하였나 했더니 아직껏 미색이 출중하다..ㅎ~
부끄러운 듯 하며
뽐내기를 좋아하는 산책길의 어설픈 이쁜이
실물보다 사진발이 훨 좋다..ㅋ~
요 잡초덩굴.
숲속이나 인간사(人間事)에나
못된 것들은 어디에나 꼭 있는 것인지라.
요 잡초덩굴이 얼마나 못된 놈인지 잘 죽지도 않아요!!
새벽운동에 내려올 즈음이면
날이 밝아 나팔꽃들이 활짝 피어있다.
사진기가 거추장스러워 맨몸으로 오른 탓에
샤워를 하고 느지막이 10시가 넘어 나갔더니 나팔꽃이 모두 오므라졌다.
연약한 꽃잎은 강한 햇볕이 싫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가까워오는 가을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야 사계절이 다 좋다...ㅎ~
가을이 오면
여름의 모든 진저리가 다 사라지고 또 새로운 진저리가 펼쳐지니
심신을 잘 수련한 노장들은 묵묵히 그 이치를 즐길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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