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추장스럽게
격식을 갖추고 따질 필요도 없다.
길이 있고 잠시 앉아 쉴 작은 반석만 있으면 그게 다다.
수없이 많이 이곳을 다녔건만
이렇게 한적한 적은 첨이다.
그래서 문득
명상과 사색 그리고 힐링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한적하니 가만 앉아 “이뭣꼬?”하며 참선에 들면
그게 명상이고 사색이며 힐링이다.
뭐! 아니라꼬? 아니면 그만이고..^^
설악산 국립공원의 소공원이 이렇게 한가한 적이 있었던가?
단풍이 물드는 가을만 피하면 늘 이러한가보다.
나도 철들고 이 계절에는 처음이라 신기할 따름이다.
나무다리 비선교를 건너 신흥사로 가노라면
오붓한 분위기의 비경에 언제나 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에 한참을 취하고 싶었지만
가을이면 늘 북적거리는 인파에 말짱 도루묵이었다.
내가 절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적함이다.
한가하고 고요함에서 의식의 집중이 각성되기에
가끔씩 멍하니 절을 찾는다.
어디서 무었을 보든
생각은 다 지 마음이다.
지금 어디에 서서 무었을 봤을까?
해우소에서 보는 아름다운 세상..^^
경내의 고목이 장대하다.
모든 성지에는 항상 청정한 기운이 넘치니
가만히 서서만 있어도 몸과 마음이 융성해지나보다.
친구 겸
애인이자 마눌인 할멈은 항상 여행을 함께한다.
명상의 공간, 사색의 공간을 함께 걷기도 한다.
그래서 서로 닮았는가보다.
명상의 길,
사색의 길을 할멈과 함께 걸으면서
부부는 일심동체라 그 뜻을 실현시킨다.
안내게시판을 읽어보니
명상의 길도 바르게 걷는 방법이 있는 갑다.
이곳 “힐링 스페이스 = 마음이 치유되는 공간”이라니
자연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숲의 향기를 느끼며 숲들의 대화를 엿들어 보란다.
숲은 우리와 둘이 아니고 하나이니라. 잠시 핸드폰을 꺼두고 묵언을 하란다.
그리고 “나의소리 내면의 생각”에 집중해보란다.
만들어놓은 명상의 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모든 길이 명상의 길이요 사색에 길이다.
그리고 힐링 스페이스다.
잠시 부처가 되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