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거리.

gamro 2021. 5. 6. 10:33

 

이곳 아르바트 거리는

모스크바에서 예술적으로 가장 세련된 장소라 하여

여길 왔더라고 나도 뭔가 하나 건지려 길거리에서 공짜로 모델을 담았다..^^

 

 

철없던 옛날에는 몰래 남의 모습을 담는 것은 예사였는데

요즘은 겁나게 매몰찬 세상이라 무척 조심하지만

흉한 모습만 아니면 과감하게 셔터를 누른다..

 

 

러시아의 문화는

음악과 무용(발레), 문학, 연극 외에도 미술 분야도 대단하지만

아르바트 거리에서 보이는 러시아 외무성의 높은 건물도 일품이었다.

 

 

눈에 보이는 이 거리의 건물들은 거의 다 상가주택처럼 보였으며

아래층에는 레스토랑, 기념품점, 약국, 술집 등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예술의 거리라 느낌도 그런지

벤치에 앉은 노부부의 모습도 아름답고 행복한 작품으로 보인다..^^

 

 

길가 노천카페 앞에 예사롭지 않은 구조물이 보인다.

음유시인(吟遊詩人) 불랏 오쿠즈하바 기념비(Bulat Okudzhava Monument)이며

이곳은 그가 거주하였던 집 앞이라 한다.

1924~1997년도의 떠돌이 시인이자 음악가인 그의 머리에 삿갓을 씌우면

우리의 방랑시인 김삿갓처럼 보이려나?..~

 

 

아르바트 거리의 벤치에 앉아

예술의 영감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요즘엔 스마트 폰에 더 열중한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도 세월에 따라 엄청 변화되었다...^^

 

 

러시아에는 마트료시카 인형이 민속 공예품으로 무척 유명하였다.

나무로 만든 인형 몸통 속에 조금 작은 인형이 들어있고 또 들어있고..

인형 한 개 속에 4~6개나 되는 새끼가 든 수제인형은 엄청 비쌌지만

거금을 들여 싸 온 인형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별 관심도 없었따..

 

 

1812년 나폴레옹의 침공 때 이 거리의 대부분이 소실되고

다시 재건하여 19세기 말 호텔, 레스토랑 등등이 들어섰으며

소비에트 시대인 1920~30년대에 들어서는 소형 아파트가 다수 건설되었고

1980년대에 이르러 지식인들과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이곳에 정착하며

아르바트 구() 거리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도 세월이 지나면 이처럼 될까???..~

때가 맞지 않았는지 아르바트 거리는 생각외로 너무 한가하다.

 

 

인문계통이나 예술계통이나 반풍수인 할멈.

거꾸로 말하자면 다양한 취향의 반풍수.

많은 곳을 여행하며 지치지도 않고 잘 따라 다니니 참 기특하다..^^

 

 

건물 벽면에 눈과 입을 가린 인물상이 걸려 있다.

같이 평생을 동행하며 때때로 큰 즐거움을 준 할멈이

고맙게도 그 배경으로 하여 나의 모습을 폰카에 담았다.

 

 

벽면에 낙서로 무지 지저분하다.

통영의 동피랑과는 좀 다르고 대구 방천시장의 김광석 거리와도 완전 다르다.

하지만 전설적인 한인 3세 가수인 빅토르 최를 추모하는 벽이라기에 여러 장면을 담았다.

 

 

고작 만 28세에 비극적인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소련 록 밴드 '키노(Кино)'의 리더 빅토로 최.

소련의 반체제 대중음악의 독보적인 슈퍼스타였기에 그의 죽음에 대한 풍문이 많았다고 한다.

현재 이곳은 '키노' 팬들의 성지이며 또한 추모하는 모임이 열리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고려인이고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사람이었지만 벽면에 그의 모습은 완전 한국인이다.

빅토르 최는 변화를 바라는 소련의 젊은이들에게 록 음악을 통하여 희망을 전하였고

특히 반전 메시지와 함께 부조리에 반항하는 저항의식 등을 강조하여

소련 청년들의 마음을 크게 자극하였다 하니 요즘을 생각하면 참 부러운 젊은이다.

 

 

거리의 건물 벽면 높은 곳에 그려진 초상화는 누구일까?

알듯도 한데 어렴풋하여 멋대로 상상만 해본다.

 

 

앞의 큰 건물이 몽땅 호텔일까??

아래층에는 음식점 등등이 보이는 게 오피스빌딩 같다.

오랜 세월의 건물 내부가 얼마나 낡았는지 실내 구경했으면 좋았을 건데...~

 

 

우와~  SHAKE SHACK.

건물 모퉁이에 쉐이크 쉑(쉑쉑버거) 간판이 보인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쉐이크 쉑의 모든 메뉴가 다 있는지 궁금하였다.

바깥의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 배우 같은 여인을 몰래 담아봤다.

 

 

먹거리 노점상은 눈 닦고 찾아 볼래야 볼 수가 없었다.

체제가 비슷한 중공엘 가면 온갖 혐오식품이 거리에 넘쳐나는데

이곳의 분위기는 그곳과 전혀 다른 게 마음에 쏙 든다.

 

 

여기서는 유화를 그리는 물감이 귀하고 비싸다던데

돌팔이의 까막눈에도 그림의 색감이 나쁘지는 않았다.

누군가 그림을 싸가는 이도 있을까 궁금하였다.

 

 

전신만신 고우나 늙으나

삼성 갤럭시폰이 사람들의 혼을 다 뺏어간다.

거리에 아름답게 늙은 여인은 동양에서 온 멋진 늙은이가 옆에 있든 말든.

곁의 노점에 귀한 고서적이 넘치든 말든 오로지 스마트폰에 빠져있다.

 

 

아르바트 거리에 여행 온 시기가 좋지 않아서인가?

모든 게 기대에 못 미치는 아쉬움이었다.

 

 

이제 할멈은 큰 인물들의 배웅을 받으며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