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문을 지나면 섭지코지다.
당연 내가 묵은 곳은 ‘휘닉스아일랜드’이기에...
이른 새벽인가 했더니
벌써 동쪽하늘이 훤하게 밝아온다.
‘진달래 무대’뒤의 바위들도 이제 막 햇볕을 받아
축축해진 습한 기운을 날리고 있다.
멀리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글라스하우스’도 기지개를 편다.
연인과 함께라면 이 새벽 하우스의 문을 노크해봄직도 한데..^^
멀리 예배당이 보이고
붉은오름에는 등대만이 외롭게 누군가를 기다린다.
낮은 산봉우리의 등대 아래 해변에는
선녀바위도 함께 외로이 누군가를 기다린다.
새벽의 섭지코지에는 모두가 외롭기만....
아니나 다를까?
뾰족한 십자가 성당의 풍경도 외롭기는 역시나 하다.
봉수대 넘어 예배당에는 누군가 나를 애타게 기다린다.
어서 오게나
길을 확 틔워놓고 나를 기다리는 외로운 예배당.
햐~
이리보고 저리 봐도 수년 전이나 지금이나 꼭 같네..^^
오든가 말든가...
나는 반갑게 성모상을 마주하며
아베마리아의 음악소리를 환청으로 듣는다.
희열에 잠시 혼미하다.
아무도 없다
언덕 위 평원에는 여유롭게 풀을 뜯는 조랑말들만..
새벽의 섭지코지는
기다리는 외로움만 가득하다.
제법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돌담을 쌓아 만든 올래길 미로에서 마눌을 만난다.
미로(迷路)에서............?
햇살의 기운은 드세다.
새벽의 자태는 지금의 풍경이 아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