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춘설의 한시골.

gamro 2011. 2. 14. 23:44

 

 

입춘이 열흘 전에 지나갔다.

지금 쏟아지는 폭설은 춘설인가?

 

오늘도 밥 먹듯 거르지 않고

신숭겸유적지를 지나 한시골로 향한다.

 

 

자그마한 못에 언 얼음위에 눈이 소복하다.

길가 비닐하우스의 뼈대가 앙상하니

뽀얀 흰눈이 유별나게 소담스럽다.

 

 

지지리도 복이 없어

주인에 버림받은 개님은 들녘에 묶여

환한 눈빛에도 홀로 외롭기만 하다.

 

 

 

고행의 산책길이라..^^

언제나 은근히 맞아주는 정겨운 산골의 재실

입춘의 백설에 운치가 넘쳐 훨씬 돋보인다.

 

 

 

반석위에 눈이 덮이니

쉼터에서 정담 나누는 노인네들이 아무도 없다.

그래도 드문드문 짝지어 산책하는 할멈들

꾸준히 운동 하나는 열심히 한다.

 

 

 

눈 위를 걸어보니 맨땅보다 훨씬 힘이 든다.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는 매일 보이던 노인네들이 보이지 않는다.

벌써 왔다 가셨는가?

 

 

 

색바랜 절간의 연등에

하얀 눈으로 채색을 하니 추한 모습이 사라졌다.

주름진 얼굴에도 화장을 하는 의미가 그것인가?

멍멍아! 너도 불심佛心이 있다하니 그걸 아냐?

 

 

 

이제 오르막이다.

은근히 내려올 걱정에 아이젠을 준비했다.

만사튼튼 높은 경륜의 우려다.

 

동산의 만디가 보인다.

미끌거리는 언덕배기에도 많은 발자국이 남아있다.

대단한 동민洞民들이다!!.^^

 

 

맑고 깨끗한 신천지다.

이곳에서 늘 20여분 이상 맨손체조를 한다.

구청에서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도 마련해놓았다.

동민들만 모여드는 곳이라 너무나 청결하다.

 

 

 

하얀 눈의 능선이 좋아

해돋이 쉼터로 욕심을 내었다.

만디에서 기껏 7분이면 오는 곳을...^^

 

 

이곳에는 발자국이 별로 많지가 않다.

먼산은 흐릿한 하늘의 덕분에 보이지를 않는다.

갓바위도 동봉도 아무것도 안보인다.

산 넘어가는 길만 보인다.

 

 

잡티 한 점 없는 하얀 눈의 바닥이 아까워

뭔가 그려보고 싶다.

 

우산 끝으로

마눌의 이름을 그려본다.

한맹순이라고.

 

또 맹순이라고 섰나?

귀에 바가지 소리가...ㅎㅎ~

 

'아름다운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피랑마을의 벽화.  (0) 2011.02.23
거가대교의 휴게소에서.  (0) 2011.02.22
한시골.  (0) 2010.11.20
겨울인가?  (0) 2010.11.16
분재.  (0) 201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