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젖은 이른 아침
새벽운동을 다니는 길목의 신숭겸유적지
오늘따라 새삼 그윽한 운치가 넘친다.
고려의 개국공신
장절공(壯節公) 신숭겸장군상이다.
유적지에 마련된 동상과 그곳에 머무는 사람
뭔가 모르게 조금 미흡한 느낌이다.
괜한 욕심일까?..^^
927년
이곳 공산의 전투는 치열하고 처참하였겠지만
지금은 다 잊어버린 세월이라.
작고 아름다운 흔적만이..
왕산이다.
태조 왕건이 탈출을 한 산이라 하여 왕산이다.
정상을 올라보면 급하게 오를 수월한 산이 아니다.
얼마나 치욕스런 필사의 도주였을까?
담 넘어 엔 죽음을 대신한 장군의 묘소가 보인다.
충렬의 흔적에는 어김없이 태극문양이 새겨진다.
그 안쪽에는 비석과 위패를 모시는 사당도 지어지고..
충신을 기리는 마음
겹겹의 붉은 문을 나선다.
누구의 어떤 마음이었나? 하며..
유적지는 참 좋다.
장맛비에 젖은 새벽의 정원은 너무나 우아한 정경이다.
의미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몇 년이나 된 고목일까?
고목 곁을 지나 잘 꾸며진 뜰을 걷노라면
전쟁터의 피 냄새는 고사하고 한없이 아늑하기만 하다.
우리 동네의 자랑 그리고 쉼터
이른 새벽 산으로 운동을 다녀오다 잠시 머문 신숭겸유적지
희미한 풍경을 벗어나 집으로 걸음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