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실에서 한라산정상을 오른다.
할멈의 폼이 산을 즐기는 전문가의 수준이다...^^
날씨 좋은 날을 택하여
자칭 무르팍 장애인인 할멈과 영실에서 한라산정상에 도전한다!
서방님과 함께라면
한라산이 아니라 하늘아래 어디든
세월아 가거라하며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곳 어디메 있으랴!..ㅋ~
다리가 꼬여도
하늘같은 서방님을 믿고 따르니
한라산의 기암괴석의 절경이 나뭇가지 사이로 확 펼쳐진다.
이제 겨우 시작이나 했냐?
엄청 셴 오르막길에 아이고 다리야 좀 쉬다 갑시더~
길가에 그냥 주저앉아버리는 할멈..ㅎㅎ~
앞길이 막막하다..ㅋ~
서방님이 아니면 누가
할멈을 데리고 힘들게 이런 절경을 보여줄꼬?
열부열전烈夫列傳이다!!
참 좋은 날씨에 참 좋은 산행이다.
복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니 한라산의 날씨도 요러쿰 좋다!..^^
드디어 해발 1,500M이다.
오르막길을 끙끙거리며 힘들게 올라왔다.
아직도 갈 길이 아득하다.
병풍바위, 영실기암 등등 기가 막히는 절경에
앞길의 걱정도 온데간데없다..^^
전망대에 올라
수평선의 신비함에 비명을 지른다.
오백나한바윗돌을 비롯
괴석의 오묘함에는 감탄을...
고산이 아니랄까봐
앙상한 괴목에 4월인데도 눈까지 녹지 않고 아직도 그냥 있다.
이제 좀 수월하려나?
한라산능선의 멋진 풍경이 훤하다.
사방이 트여 햇볕이 이렇게도 좋은데
하얗게 깔린 눈은 언제 적에 오신 눈인가?
노루샘의 시원하고 달작한 약수의 맛을 보며
드디어 윗세오름 한라산휴게소에 도착한다.
휴게소에서 컵라면과 도시락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커피 한잔을 부리나케 마시고는 곧바로 또 걷기 시작한다.
좋다!
참 좋다!
기막힌 한라산의 풍경에 그냥 빨려들어간다.
개울위에 제법 두껍게 쌓인 눈얼음위로 조심조심 건넌다.
푹 꺼져 발이라도 빠지면 우짜노!...ㅎㅎ~
아니~
뭐가 좀 이상하다!!
윗세오름 고지1,700M에서 1,600M로 왜 내려왔나?
남벽분기점으로 올라가야하는데..!!
하두 경치가 좋아
풍경에 취해 아무생각 없이 마눌 뒤를 따랐더니..ㅉㅉ
마눌은 그저 길 따라 그냥 걸었다나?...ㅋ~
1.1km를 어리목 쪽으로 구경 잘하고 발길을 되돌린다.
왕복 2.2km를 되돌아와서
남벽분기점으로 오르려니 시간이 늦어 등산할 수 없단다.
아쉽지만 어쩔것이여!
나중에 다시 또 오지...ㅎㅎ
등산객들은 거의 다 내려가고
우악스런 까마귀 떼들만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더 높은 곳을 보고 또 보고
애통하기만한 남벽분기점고지를 뒤로하고 하산을 한다.
내리막길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가 여길 어떻게 올라왔지?..ㅎㅎ
걷다 쉬다
쉬다 걷다
오순도순 정답게 아름다운 한라산의 풍경을 즐기며
그럭저럭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가니...ㅋ~
영실이라..
부처님말씀의 고해苦海란 글귀가 떠오른다.
이승은 고통의 바다라 하였던가?..ㅎㅎ
고통스런 힘든 산행이었지만
아름다움에 행복하였고 작은 보람까지 얻어 원점으로 되돌아왔으니..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