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사이로 멀리 영시암이 보인다.
영시암을 지나면 풍경이 더 좋은데 시간이 많이 되었다.
계속 펼쳐지는 계곡의 울긋불긋한 숲
산이 깊어질수록 색깔도 더 진하다.
나는 풍경에 취하고
할멈은 영시암의 부처님에 혹한다.
영시암 주변의 단풍은 참 진하다.
숲은 울창하진만 이곳 계곡의 물은 언제나 별로다.
고약한 나는
영시암에 와서 법당에 들어가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늘 풍경에 취해..ㅎ~
법당에서 기도는 할멈이 대신 해주겠지.
엉덩이에 뿔난 송아지 왈..
밥은 대신 못 먹어도 기도는 100일씩도 남이 해주던데..ㅋ~
이제 하산길이다.
지는 해를 마주보며 걷는 풍경은 더 멋있다.
오를 때 못 봤던 괴목도 보고
마주하는 햇빛에 주름이 가린 할멈의 얼굴도 옛 모습이고..^^
쬐끔 까탈스럽지만
단풍을 찍으려면 원래 역광으로 찍어야 제 맛이 나느니
설악의 단풍을 욕심도 많게 다 가져왔다.
빨리 안 오고 뭐하능교?
잠깐!
산 풍경과 멋지게 어울리는 할멈의 모습을 담아본다.
확실히 역광에 어둠침침한 얼굴이 훨 낫다.
할멈의 주름이 다 가려져서.
사람도 나무처럼 황혼의 멋이 더 아름다우니
나도 그렇게 살리라!
할멈은 나를 따르라!..ㅎㅎ~
그럭저럭 낙엽 깔린 숲길에 다다르니
백담탐방 안내소가 보인다.
행여 도착이 늦으면 바로 나갈까하여
미리 들리지 않은 백담사로 향한다.
햐~ 절집을 짓구나!
ㅎㅎ 절집이 아니고 해우소를 짓는단다..ㅋ~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싶지만
쓸데없는 격식이 거북스러워 창 바깥에서 찻잔만 바라본다.
백담사라..
불이문 저 바깥 깊은 곳을 역시 바라만 본다.
아무 생각이 없어서.
수심교를 건너다 뒤를 돌아보니 할멈이 걸어온다.
영원한 동반자인 나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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