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비자림
여느 수목원이나 다름없구나하며 들어섰다.
평범한 넓은 숲길에
좌우로 잘 조성된 정원을 걸으며
주인 잘못만나 지친 다리를 더 괴롭히는구나!
왔으니 봐야지
그리고 담아야지...^^
아하~
비자나무가 이렇게 생겼구먼!
백여 년 전에 벼락 맞은 나무
살갗을 문지르면 피부가 좋아진다고 할멈은 부지런히 문지르며
숲속을 들여다보니 뭔가 심상치 않다.
비자림이라..
뭔가 비밀스런 무엇이 있나하던 바보스런 생각을 접고
천년의 숲을 감히 탐방이란 거창한 제목으로 구경을 시작한다.
잘 관리한 듯한 숲길
섬나라 제주의 특이한 숲을 맛본다.
숲길의 바닥에 흙이 희한하다.
화산의 분화로 생긴 토양 송이를 쫙 깔아 붉은 카펫을 만들어놓았다.
숲의 향기는 온통 더덕의 향으로 마시고 취하고 샤워를 한다.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냐?
이런 곳을 왜 이제야 왔을까? 바보처럼...ㅉㅉ
100년을 살아도 모르면 모르는 것이라.
듣고 보고 배우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니
여행도 마찬가지다.
내 비록 국내여행을 좋아해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다 보고 싶어 하지만
천년의 비자림 숨골까지 볼 줄이야!...ㅎ~
말오줌때 나무가 이것인가 저것인가?
산딸나무는 어딧는고?
그 놈이나 그놈이나..
단풍나무는 당장 알겠노라.
하늘을 덮은 숲속을 그나마 단풍나무가 튀어주는구나.
나무도 별 희귀한 게 다 있다.
자귀나무 귀신나무라..
드디어 범인을 찾았다.
숲속을 온통 더덕향으로 칠갑을 한 주범이 바로 상산나무였구먼!
잎을 따서 쌀랑쌀랑 흔드니 신기하게도 더덕향이 감칠맛이다.
인간세상 어디나 착하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요놈의 이름이 뭐더라?
휴지대신 뒤를 닦으면 두어 달은 뒤뚱뒤뚱해야한다나..ㅋ~
더 독한 놈도 있다하니
장희빈께서 잡쉈다는 천남성이란 열매란다.
비자림이 우리 동네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이 동네로 이사를 왔뿌까 싶다!..ㅎㅎ
원시림에 가본 적이 아직은 없다.
아마 이런 곳을 원시림이라 할 것이다.
반짝이는 비자나무 잎의 검은빛 고목
사방에 빽빽이 우거진 숲..
비자나무는 주민등록번호처럼 고유번호가 있는 듯하다.
관리를 하는 듯 안하는 듯하지만 원시림 같은 숲은 잘 관리되어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