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고
가랑비 오락가락하는 날씨의 간절곶이다.
비도 안 오는 장마가 끝난 것인가?
뒤끝의 평일이라 풍차주변도 덩그러니 한적하기만하다.
파도는 무섭도록 억시기 몰아친다.
오랜만에 성난 파도를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
세찬 바람에 허약한 할멈이 날아갈까..^^
바닷가의 산책로를 따라 푸른 초원을 향해 손을 꼭 잡고 걷는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좋아하지만
오늘의 이곳은 온통 우리 둘만의 세상이다.
바다와 언덕배기가 참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우리들처럼..ㅎ~
언덕위의 큰 바위
간절한 소망을 빌어 봐!
그래서 간절곶이라 하니..ㅋ~
잔뜩 내려깔린 무거운 구름에 짓눌린
길 건너 바닷가의 작은 공원으로 향한다.
큼직한 우체통이 하나 서 있건만
어디 엽서 한 장 보낼 곳 없는 참담한 현실에
슬픈 마음으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린다.
벤치에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보며
무엇을 생각하든 모두가 지 마음이다.
꼭 해뜨는 일출의 풍경을 감상하라고 만든 의자는 아니니라..ㅎ~
나를 기다리든
먼 바다에 나간 아빠와 어선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든
모든 사람들의 기다림에 애절함은 참 아름답다.
새천년千年의 비상飛上.
“새천년 세계 속 동방의 횃불이 이곳 간절곶에서 시작되나니..”
울산이라 빌난 사람들의 팔 흔듬인가 했더니 아니다!
돌상 아래의 작은 비석에는 세계 속으로 뻗자는 문구가..
바닷가 전망대의 돌고래조형물 몸뚱이에
“울산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
새천년의 주인공처럼 대단한 거짓말이다!
단지 아침을 먼저 맞을 뿐인데...ㅎㅎ
새천년?
마침 머리 위 하늘을 비상하는 갈매기 한 마리를 본다.
하늘을 날던 거짓의 권세도 부귀영화도 공간空間을 생각하면 그저 촌음이다.
나는 하늘에 구름 펼쳐진 배경의 넓은 바다가 늘 좋다.
세찬 바람에 성난 파도를 보노라면 속이 다 후련하다.
어부들에게 맞아죽을 헛소리를 또 한다..ㅎ
어쩌다 보면 아름답고
늘 보면 지겨운 바다풍경
구름과 파도가 없었다면 무슨 재미로 바다를 찾을꼬!
몇 발치 걸어가니
소나무 숲속 ‘드라마 하우스’로 오르는 길이 있다.
어찌 비켜가리.
저 큰집에서 누가 뭐하며 살꼬?
음모와 시기의 스캔들을 만들고
불명예스럽게 화려한 옷을 중도에 벗는
더러운 사건이 만들어지는 흉가라 하면?..ㅋ~
‘울산큰애기’노래비가 여기에 있었구나!
무디게 생긴 가수 김상희도 얼마 전 TV에서 보니 많이 늙었던데..ㅠㅠ
세월이 어찌 누구를 비켜가리.
간절하게 소망을 해봐야
될 일과 안 될 일이 있으니 그냥 부지런히 사시구려!
마음과 생각을 텅 비우고 걷고 또 걸으면 건강하게 산다오!
그늘 쉼터에 앉아 잠시 쉰다.
근데 음료수랑 먹을 꺼리가 없다.
조금 전 도로휴게소에서 괜히 비싼 커피를 사먹고
전망 좋은 커피숍은 멀리서 구경만..ㅉㅉ
이제 가세!
가는 길에 곳곳을 들려가며 집으로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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