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남이섬의 가을<3편 동트기 전>

gamro 2015. 10. 31. 22:16

 

1021일의 새벽 6시는 아직 캄캄한 밤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왠 사람이 은행나무길에서

삼발에 사진기를 걸어놓고 동트기를 마냥 기다린다.

조금은 미쳐야 저 짓을 하지...

 

 

 

나는 사진 찍기에 아직 미치질 못하여

특별한 야간촬영이 아니면 귀찮아 삼발이도 가져다니지 않는다.

어두운 밤에도 사진만 잘 찍으니까..~

 

 

 

 

 

사진은 밝지만

아직도 어두운 새벽이다.

동트기 전 이것저것 담으며 선착장까지 가려면

어둠도 쬐끔은 무시해야 한다.

 

 

 

 

 

인적 없는 새벽의 남이섬.

그나마 장승이라도 여럿 있으니 없는 것보다는 좀 낫다.

 

 

 

새벽의 고즈넉한 풍경이 좋아

남이섬에서 잠을 자고 늘 홀로 새벽을 즐긴다.

게으른 사람이야 자든 말든 그냥 두고..~

 

 

 

가을의 휴일이면

수천 명에서 만 명 넘게까지 붐빈다는

남이섬의 중심지 유니세프 홀 주변.

지금은 너무나 조용하고 한적한 유령의 거리다.

 

 

 

 

선착장으로 향하는 은행나무길과 잣나무길.

텅 빈 길에 살수차가 촉촉하게 물을 뿌려 나만의 길을 만들어준다.

작은 것에서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온 세상 모든 것이 다 내 것이다.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이 다 존재한다.

얼마나 행복한고?

어차피 인생은 일장춘몽이지만..~

 

 

 

생명이야 있든 없든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세상은 참 아름답다.

아름다운 눈과 마음으로 보면..

 

 

 

연못에는 연꽃이 반갑게 나를 반기고

나는 어둠에도 고이고이 연꽃을 사진기에 담는다.

 

 

 

 

 

새벽의 남이섬에는 까만색의 토끼도 있었다.

다람쥐와 청설모 그리고 우악스런 타조만 있는가했더니..

 

 

 

 

 

부지런한 새는 피곤하다.

하지만 많은 벌레를 잡는다.

부지런히 조금 일찍 일어나

바깥을 산책하며 풍경을 즐기노라니

나는 좀 춥더라..ㅎㅎ~

 

 

 

아무도 없는 조용한 나뭇길에서

이리저리 비틀고 몸부림치며 호사를 누린다.

비싼 숙박비에 본전을 뽑으려고..~

 

 

 

 

드디어 선착장까지

짧은 거리에도 긴 시간이었다.

새벽이 밝아온 것을 보니..

 

 

선착장에도 인적이 없다.

뽀얀 안개만이 자욱하다.

안개 속에서 당장에라도 첫배가 불쑥 나타날 듯하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섬을 한 바퀴 더 돌고 와야지 하며..

 

                                                                     

                                                                   - <4편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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