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천문산의 천문산사天門山寺.

gamro 2016. 1. 1. 21:41

 

장가계의 천문산

그곳에는 신성스런 천문산사가 있었다.

안개 자욱한 오늘 만큼은 나의 눈에 신성하게 보였다.

 

 

 

엄청 지독한 안개다.

장가계여행 내내 가랑비와 안개 속에서 헤매었건만

이 천문산사의 안개는 유별나게 더 짙은 안개다.

 

 

 

~

여기가 천문산사로구나

높은 산에 위치한 산사라 그래도 사찰의 가람이 좀 크네?

 

 

 

사천왕문도 아니었는데

법당인가 하며 안으로 들어서니

사천왕四天王이 우악스럽게 눈을 부라린다.

 

 

빈손으로 장풍을 일으키려나?

우리나라의 사천왕의 모습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왠지 사진 한 장 찍어도 무사할 것 같아 마음 놓고 셔터를 눌렀다.

 

 

 

사천왕에게 눈도장을 찍고 출입허락을 받아 산문을 들어서니

전면에 큼직한 천왕전이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웅전인가?

 

 

 

좌우로 범종각인지 뭔지..

지독한 안개 때문에 코앞도 희미한데 지붕에 현판이야 오죽하랴!

사진? 사진기의 눈은 나보다 시력이 훨 더 좋아 셔터만 누르면 찍힌다.

 

 

 

기복청향이라.

복을 기원하여 향을 청한다고 한글로 해설을 달았다.

필요 이상의 복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모든 종교가 번창하는가?

아니다 여기는 관광지다..~

 

 

 

천왕문 앞에 서서 사방을 바라보니 참 신비롭다.

오래된 옛 절이어서가 아니고 짙은 안개 때문이니라.

 

 

 

 

세상에 꼭 나쁜 것은 없다.

모든 게 다 제몫을 잘하고 있으나

필요에 따라 구하는 사람들의 마음들이 다 고약하여

뽀얀 안개의 아름다움에도 군소리를 한다.

 

 

 

 

법당 안에는 포대화상布袋和尙이 모셔져있다.

여기가 이분의 고향인가?

무식한 생각에

무례함이 더해져 법당 안을 보며 연신 셔터를 누른다.

 

 

법당 안에는 좌우에 사천왕이 함께한다.

비파를 든 사천왕과 칼을 든 사천왕

그리고 용과 작은 여의주를 든 왕과 빈손의 한 분은 장풍을 지녔나?

어차피 부처님의 가르침을 구하려 함께하니 어떠랴.

 

 

 

 

이리저리 살펴보니

짙은 안개에 가려져 있던 뒤편에

또 다른 큰 건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향도 크고 법당도 크다.

덕분에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커질까?

모든 게 다함께 크고 넓으면 얼마나 좋을꼬!

 

 

 

 

 

법당의 앞과 뒤

법당의 안과 바깥

우리나라의 법당 모습과는 뭔가 좀 다르다.

안개가 없었으면 신성스러움이 덜할 것 같다.

 

 

 

 

 

새들의 먹이 밥띠끼인가?

화병을 올리는 받침대 같은 곳을 유심히 봤더니

먹고 남은 밥풀 몇 개가 남겨져 있다.

설마 먹다가 흘리지는 않았을 테고

날짐승들에게 보시를 하였으리라.

 

 

 

 

 

법당 뒤로 돌아가 보니

안개 속에 또 다른 법당이 희미하게 보인다.

거창한 건물이라, 제한된 짧은 약속의 시간이지만

보고가야지 하며 허겁지겁 계단을 오른다.

 

 

 

 

법당이 너무 높고 안개가 짙어

현판의 글씨가 희미하다.

나중에 찬찬히 봐야지 하며 사진기에 담았지만

지금 봐도 그때나 지금이나 모르는 건 꼭 같다.

지 버릇 아니 지 재주 개 주남?

 

 

 

 

규모는 엄청 컸지만

고적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다.

안개 때문일까?

약속시간에 급한 마음의 탓일까?

 

 

 

 

법당 앞에 서있는

스님 같은 두 분이 좀 공포스러워 사진기도 못 들여댔다.

혼자, 한적한 사찰에 너무 깊이, 멀리, 높이 올라왔나보다.

얼른 뒤돌아 걸음아 나 살려라하며 내뺐다.

 

 

 

못난 사람의 마음이란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판단을 한다.

못난 자신에게로 세상의 이치를 꿰맞추려하니

스님을 보면서도 공포스럽다고 줄행랑을 쳤지..~

 

 

 

 

 

여행에서는 투자한 만큼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여행을 하면서 측근의 본모습까지 새삼 보고 느낀다.

가이드의 뒤통수만 보고 다니는 여행객들도 가끔씩은 있지만.

 

 

 

기복祈福이라.

이 좋은 곳, 이 멀리까지 와서도 무엇이 부족하여

쓸데없는 덕과 복을 더 받기 원하나.

여기는 신선이 되기 위해 수행을 하는 곳이니

그냥 구경이나 하고 가세!

 

 

이제 삭도를 타고 유리잔도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