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에는 아직
벚꽃봉오리가 겨우 생길 둥 말 둥 한데
금호강 동촌 둔치에는 벚꽃이 만발하였다한다.
아양기찻길 남쪽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오랜만에 270m의 아양기찻길을 건너며
좌우를 내려다보니 벚꽃길이 장관이다.
오전의 이른 시간이라 조용할까 했더니
왠걸, 산책길에 운동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으며
둔치한편엔 “금호강 벚꽃길 음악회” 행사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축 늘어진 꽃가지가 너무 화사하여 사진을 찍었지만
조막마한 디카로는 표현에 한계를 느낀다.
큰 놈을 들고 왔다고 뭐 별수가 있으려나마는.
내려다보는 강변도 아름다운 세상이고
환한 꽃길의 벚꽃터널도 아름다운 세상이다.
밝은 세상 모두가 다 내것이다.
수변의 넓은 잔디밭에는 운동시설도 잘되어있다,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은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모든 취향이 함께 어울리면 즐거움도 배가된다.
강 건너의 강둑에도 전신만신 벚꽃이다.
너무나 여려 보이는 하얀 꽃잎과 꽃술
며칠 후면 꽃눈 되어 또 나의 눈을 즐겁게 하리라.
둔치의 정자에 올라 좌우를 바라보니 이 풍경도 절경이다.
강줄기를 막아주는 작은 보에서는 폭포까지 연출을 한다.
아름다운 눈에는 모든 것이 다 아름답다.
유별나게 붉은빛을 내는 벚꽃도 있다.
잎을 자세히 살펴봐도 별종은 아닌듯하다.
따뜻한 봄볕을 맞으며 걷고파 강변으로 내려와 걷는다.
길게 뻗친 벚꽃의 둔치를 바라보니 그 또한 장관이다.
둔치의 정자를 아래편에서 올려다보니 또 다르다.
매사 보는 각도에 따라 다 다른 세상사의 이치다.
조막마한 사진기가 망원능력은 대단하다.
멀리 보이는 아양교의 조형물을 잘도 잡아준다.
아래쪽에서 봐도 무엇을 뜻하는 조형물인지 도저히 몰따.
아양기찻길.
잘 꾸며진 폐 기찻길을 걸으며 끔찍했던 옛 기억을 되살리곤 한다.
내 10여살 때쯤 동네 이웃 형들 따라 시내에서 멀리 이곳까지 와서
침목 위를 걸어 기찻길을 건너다 달려오는 기차에 혼이 났던 기억이 늘 난다.
작은 사진기는
강 건너의 풍경도 잘 잡아준다.
산위 해맞이공원의 정자와 아래쪽 산책길.
그리고 카누를 타는 사람들까지.
노란빛깔의 개나리도 좋지만
붉게 빛나는 빨간색의 꽃에 더 호감이 간다.
한참을 꽃 앞에 서서 보고 또 본다.
할멈이 저 멀리 멀어질 때까지..
동촌해맞이다리까지 와서 다리를 건넌다.
쉬엄쉬엄 걸은 거리를 계산해보니 장장 4km가 훨 넘었다.
가고 싶은 식당까지는 아직도 1km.
아이고 다리야!
잠시 벤치에 앉아 쉬노라니
여기저기 아름다운 모습들이 눈에 보인다.
봄 봄 봄이다.
마침 상호가“매일 봄봄”식당이다.
할멈과 가끔씩 들리는 봄봄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이제 1.6km 가량의 주차장으로 향한다.
노래하는 아저씨를 쳐다보는 꼬마 아가씨.
둘이서 한 마음 되어 애절하게 울려 퍼지는 기타소리에
생동의 봄이 힘차게 움직인다.
금호강변의 벚꽃터널과
동촌유원지를 한 바퀴 휙 걸으며
가슴 활짝 크게 기지개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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