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풍경은 차분하다.
인자한 노인네의 마음처럼 온후하다.
언제나 부드러운 풍경에 따사로움을 느낀다.
수목원에 들어서니
기다랗고 큼직한 용 한 마리가
빛 잃은 여의주를 힘없이 물고 있다.
꼭 청기와 집 용녀처럼.
아직 좀 이른가?
국화 향기도 없는 아름다운 하트에 할멈을 세우고
큐피트의 화살대신 사진기 셔터를 눌렀다..^^
사랑에 갈등이 깊은
누군가의 욕구 표현으로
여기저기 하트를 많이도 만들어 놓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칭송을 제법 받았겠다..^^
무식하게 들국화만 국화인가 했는데
오랜 세월에 국화의 얼굴이
여러 모습으로 성형되었다.
국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야생국화분재를 보노라니
그들은 찬서리만큼이나 싸늘하고 메마를까?
국화는 삼월춘풍 싫다하고
메말라 쓸쓸한 찬 계절이 좋아 꽃을 피우니.
자유롭게
아무렇게나 삐쭉 솟아난 잡초가
가꾸어 만들어진 꽃들을 보며 모라고 한다.
행복하냐고!
많은 사람들이
국화의 향을 즐기러 왔을까?
아니면 꽃을 보러왔을까.
아마 꽃 앞에 서서 사진을 찍으러..ㅎ~
옛날
극락세계유람기를 쓴 중국의 모 스님
혹시 이런 곳을 다녀 온 것은 아니지..^^
눈앞만 바라보면 여기가 극락이다.
며칠만 더 늦게 이곳에 왔으면
꽃과 국화 향 가득한 이곳이
극락인가 착각을 했을 건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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