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세비야 대성당>의 내부② 콜럼버스의 묘.

gamro 2018. 9. 24. 21:46


이탈리아 출신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묘>.

십자가의 창까지 당당하게 들고 고개를 바짝 든 늠름한 모습의 앞쪽 2명은

콜럼버스의 항해에 적극 지원하여 스페인왕실과 우호관계가 돈독하였던

스페인의 까스띠야왕국과 레온왕국의 어엿한 왕들의 표정이고

뒤편의 고개 숙인 2명의 사람은 왕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던

아라곤왕국과 나바라왕국의 왕들이라 표정이 저렇단다..^^




4명의 왕이 지금껏 힘들게 관을 메고 있는 사연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후원한 이사벨 여왕의 사후에

콜럼버스가 가지고 있던 지위와 재산을 몰수당한 채 스페인을 떠나면서

죽어도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다.

죽어도 스페인 땅을 안 밟겠다는 콜럼버스의 유언 때문에

그의 행적에 대한 여러 논란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의 유언에 따라

지금껏 땅에 내리지 않고 공중에 떠있는 이런 조형물의 묘가 생겼다.

지금까지 어였하게 잘 보존되고 있는 걸 보면 스페인의 국민성이 돋보인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콜럼버스의 관 밑바닥에 스페인 왕실의 문장이 보인다.

여행 중 어떤 이는 <세비아 대성당>에서 <콜럼버스의 묘>를 보는 것을

최고의 백미로 꼽는 이도 있었다.

내 역시 어릴 적 위인전을 보며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였다는 콜럼버스를

영웅적 항해탐험가로는 알았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악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몰랐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원주민의 수탈은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 때 수탈과는

너무나 악랄하여 비교꺼리도 아니었더라.




<콜럼버스의 묘> 옆에 성인 <크리스토퍼>의 큰 그림이 있다.

악마는 구세주를 두려워하니 그리스도가 가장 힘이 셀 것이라 생각한 크리스토퍼.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는 일이 곧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라는 선지자의 가르침에

강가에 머물며 가난한 여행자들을 건네주던 중 한 아이를 어깨에 올려 강을 건넌다.

그 아이가 바로 그가 찾던 예수그리스도이며 저 그림은 그 내용의 성화이다.



콜럼버스의 아들인 <에르난도 콜럼버스의 무덤>이다.

콜럼버스가 대항해를 준비하고 출발하였던 세비야를 통하여

아메리카 신대륙에서 수탈한 황금과 은 설탕 등 수많은 자원이 들어오며

세비야는 유럽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가 되었으며 무적함대의 군사력까지 키웠으니

그 업적으로 혼외정사를 통해 낳은 아들의 묘도 이곳 성당에 모셨는가보다.

세상살이에 참 묘한 생각이 드는 곳이다.

      

-<세비야 대성당>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