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벽면에 그려진 그림이
내 눈엔 멋진 명화로 보인다.
방콕의 <LHONG 1919>를 향해
주차장에서 골목길로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간다.
<LHONG 1919>를 들어서며
우측으로 보니 <길상여의吉祥如意>란 글이
향로를 올려놓은 큼직한 상석의 전면에 새겨져 있다.
중국의 향내가 물신 풍기는 인사말이다.
좌측으로 멀리 보이는 벽면에 큼직한 여인상이 그려져 있다.
그림 역시나 중국인들 문화답게 외형이 크다.
이곳 먼저? 아니면 저곳을 먼저 구경할까 하다가 발길에 맡긴다.
디귿자 모양의 중앙건물 발코니난간에
홍등과 함께 귀신나부랭이 같은 옷이 걸려있다.
섬짓한 느낌에 무당집인가 하며 사방을 둘러본다.
디귿자 건물의 조용한 이쪽저쪽을 보며
혼자서 조심스럽게 2층의 나무계단을 한 칸씩 오르니
뒤에서 누군가가 잡아당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도 없는 2층에는
삐걱거릴 듯한 긴 나무복도가 나있고
어느 방 안을 들여다보니 보이지 않는 누군가들이
탁자의 의자에 둘러앉아 나를 잡을 계책을 꾸미는듯하였다..^^
중앙의 어느 방에 혼령이 모셔져있다.
여기가 바다를 관장한다는 해신海神의 <마주Mazu 사원>이구나!
옛날 중국에서 바다건너 태국으로 오가는 상인들이
여기에서 무사안일하기를 기도하였던 곳이지 싶다.
사당 앞에서 해신海神의 눈으로 전면을 바라보니
멀리 짜오프라야 강까지 훤하게 다 보인다.
이처럼 하늘에서 염라대왕이 내려다보면
우리나라에 못된 것들이 한 눈에 다 보이겠다..^^
1919년 <왕리Wanglee>가 이곳을 구입할 때부터 있었다는 이 건물.
최소 200년이 되었을 거라는 중국인의 허풍을 믿어도 될까?
조용한 2층을 몽땅 둘러보니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되어있었지만
아직도 뭔가를 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반대쪽으로 내려오니 역시나 귀신나부랭이 같은 옷이 또 하나 걸려있다.
세탁한 해신海神의 도포를 햇볕에 말리고 있는 중일까?..^^
아래층에도 제단이 있는 방이 있다.
방 안을 들여다보니 좀 음침하다.
향은 보이고 시주하는 돈통이 안 보여 그냥 합장을 하며
즐거운 여행이 더 즐겁고 무사하기를 기원하였다..^^
약 2,000여 평이나 될 듯한 넓은 대지에
해신海神 <마주Mazu 사원>이 모셔져있는 중앙의 건물 앞 우측으로
중국풍이 물씬 나는 기다란 낡은 2층 건물이 세워져있다.
그 앞의 괴상한 나무조각품에 마음이 끌려간다.
전시장인가하며 구경을 하고 셔터를 눌렀더니
예술과 멋진 디자인을 판매하는 상품매장이었다.
희한하게도 가게의 종업원이나 매니저가
촬영에 통제를 하지 않았다.
디자인이 유출될까봐
국내외 어느 곳이나 작품성 있는 상품은
절대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데 여기는 아니었다.
이 사람들 확실히 통이 커서 마음에 쏙 든다...^^
무슨 그림인지
무슨 조각인지 자세히 봐야 하겠지만
사진을 찍을 땐 그런 거 따질 여유가 없다.
적군에게 그냥 방아쇠를 당기듯 셔터부터 얼른 눌렀다..^^
복돼지와 항문 없는 전설의 동물 <비휴>가 보인다.
<비휴>는 금, 은, 보석과 돈의 냄새를 잘 맡아
보이는 대로 다 삼키지만 항문이 없어 배설을 못하고
그대로 간직하는 동물이라 중국인들이 제일 좋아한단다..^^
고마운 매장의 종업원 묵인에
귀한 조각품을 사진기에 여럿 담았다.
얌체처럼 기념품은 한 점도 구입하지 않고...^^
아로마 매장 카르마 카멧KARMA KAMET이다.
퀴퀴하고 오래된 건물의 창고형 내부지만
예술성 넘치는 분위기에 허브향 가득한 매장이라
진열된 상품을 구경하는 내내 호감이 잔뜩 하였다.
옛 정미소였다는 허름한 이곳 <LHONG 1919>
아직도 조성할 공간이 많은 작은 꿈의 차이나타운 같다.
얼마나 더 많은 태국 속의 중국문화가 여기에 더 펼쳐지려나.
뭐든 보고 배울 건 배워야지...
여행을 하는 의미는
세상을 보는 눈을 크게 하자는 것이다.
우물 안의 개구리 꼴을 못 벗어나
국내에서 맨날 시비나 걸고 투정이나 하는 한심한 이들..ㅉㅉ
폐건물을 활용한 레스토랑과
중국풍의 선물집 등 다양한 샵shop들이
건물의 여기저기에 자리를 하고 있다.
강가 나루터에는 향을 꽂는 작은 제단이 마련되어있었다.
주변으로 커다란 인조장미꽃과 조명시설들을 보아하니
밤의 분위기도 상당히 좋을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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