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한실골(한시골)

gamro 2019. 3. 14. 10:04


동네 한시골 입구의 신숭겸장군유적지다.

지독한 미세먼지가 물러난 모처럼의 맑은 날.

새로 장만한 단렌즈를 사진기에 장착하여 운동을 나간다.




신숭겸장군유적은

태조 왕건과 함께 후백제군을 상대로 싸우면서

왕건을 대신하여 전사한 충절을 추모하기 위하여

후손들이 건립한 사적지라 알고 있다




이곳 유적지를 작은 휴식공간으로 착각을 하며

동네 노인네들과 아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꽃 피고 새싹 돋는 봄날이면

사진기 테스트하기도 참 좋은 곳이다..^^





거의 매일 6km 넘게 걷기운동을 하는 한시골의 입구다.

이곳이 좋아 이사를 온 20여 년 전에는

매일 산으로 올랐는데 지금은 평지 길도 힘겹다..ㅠㅠ



길가에 산수유꽃도 곱게 피었다.

사진기에 단렌즈를 끼워 처음으로 촬영을 하니

예쁜 꽃을 가까이에서 크게 담을 수가 없다.

아직 손에 익지 않고 첨이라 그럴까?..^^




대곡지 못가의 데크로드를 걸으며

봄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아직도 이곳의 나무에는 새싹이 보이지 않는다.




데크로드의 중간쯤 넓은 휴식공간의 벤치에는

연세도 별로 높지 않은 노인네들이 자리를 몽땅 차지하였다.

덜 예쁜 노인네들의 초상권 시비가 무서워

그들을 향해 셔터 누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별난 할매들의 지저귐이 시끄럽고 귀찮을 때엔

또 다른 조용한 벤치에 한가하게 앉아

호수에 잠긴 나무들을 보며

따스한 햇볕도 쬐고 명상도하며

춘곤증에 졸기도 한다..^^





자연과 벗하며

선경의 한적한 산책길을 한가하게 걷노라면

세속에 찌든 육신이 신선처럼 맑아진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일으킨 조상의 뜻을 기리기 위하여

경주최씨 한천공파 문중에서 마련한 원모재가 길가에 있다.

예부터 좋은 터의 마을에는 걸출한 인물이 난다 하더만...





걷다 쉬다 또 걷다 보면

세속에 찌든 육신에 활력이 넘쳐진다.

이곳이 좋아 이곳을 찾는 신선들은

눈비쯤이야 아랑곳하지 않고

밤낮의 시도 때도 없이 24시간 전천후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묵은 밭에

허수아비가 보인다.

허수아비보다 더한 사람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칠순에도 팔순에도 묵은 밭인 줄 모르고 서있는 세속의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

축복받은 사람들.

꽃샘추위에도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어울려 담소를 나누는 선량들이 참 부럽다.




가파른 대곡재를 오르면

자그마한 대원사가 있다.

부지런한 스님이 한쪽 모퉁이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있다.

우리들에게 뭐 또 주실 걸 키우시나?..^^



절마당 연못에 거북이가 보인다.

용왕님의 가짜전설이라도 하나 만들어 소문을 내었으면

요즘의 쇼통처럼 대박 터질 건데..^^





이제부터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10여분 넘게 오른다.

아래 위 전경을 번갈아 보며 셔터를 누르면서 걷는다.

평상시 앞만 보고 헉헉거리며 오를 때보다 훨 수월하다..^^




집에서 1시간 거리의 한시골 만디다.

새벽 4시 집에서 출발을 하면 여기까지 55.

낮에 점심을 먹고 출발하면 여기까지 65분이나 걸린다.

요런 생체리듬도 모르는 사람들이 운동의 효율이 어쩌고저쩌고..ㅉㅉ 




여기 만디까지는 자동차가 올라온다.

얼빠진 인간들이 가끔씩 차를 끌고 올라온다마는

오늘따라 어느 얼빠진 인간이 차를 끌고 올라와서 차를 세워놓았다.

차를 피해 사진을 찍느라 짜증..^^




여기서 왕건전망대까지는 5~7분 거리다.

2~3년 전만하여도 당연히 다니던 이 산책코스가

이제는 걷기가 싫어졌다. 왤까?..^^





팔공산이 훤하게 다 보이는 전망대다.

전면에 동봉과 비로봉, 서봉, 관봉의 갓바위

멀리 초례봉과 더 멀리 낙타봉까지.

집에서 여기 전망대까지의 거리가 족히 4.5km는 충분히 될 거라.






통나무 벤치에 앉아 산을 보고 있노라면

풍경이 너무 좋아서 얼른 일어나기가 싫어진다.

늙어지면 많은 할멈들이 산에 운동 간 늙은 서방님을 보고 하는 말쌈이

산에 올라갔으면 산에 그냥 누워있지 뭐 할라고 내려 왔소!” 한다하니..ㅠㅠ




멀리 열재 방향에서 오는 사람이 보인다.

저 길로 계속 가면 노태우 생가와 하늘다리 등등

풍광 좋은 트레킹 코스가 펼쳐진다.

하지만 물 한 병 달랑 들고

새로 구입한 렌즈의 테스트를 겸하여 온 평상의 운동이라

이것으로 하산을 한다.




단렌즈 장만하고 첫 촬영 후.

사진은 별로 마음에 흡족하지가 않지만

렌즈는 마음에 쏙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