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가을의 치악산.
구룡탐방지역주차장에서 세렴폭포까지
만남에 50년이 훨 넘은 대구와 서울의 70대 옛 친구들이
함께 걷는 즐거운 날이다.
구룡사의 은행나무.
수령 200년에 키 높이 25m의 화석은행나무가
또 왔냐? 하며 나를 반갑게 반겨준다.
서울친구들 역시 긴 시간 여기서 우리들을 기다린 듯
먼 길을 달려온 우리 모두를 반갑게 맞아준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옛 친구들의 손을 잡으니 무척 포근하다.
구룡사 주변의 관광코스와 세렴폭포까지의 트레킹 등등
오늘의 일정을 간단히 안내하는 친구의 모습에서 새삼 중후함을 느낀다.
그룹별 흩어지면서 오랜 만에 찾은 구룡사의 전경을 바라본다.
구룡사의 사천왕문을 지나
높은 계단 위 구룡산치악산이라 적혀있는 보광루 아래를 지나면
곧바로 큰 법당 대웅전이 보인다.
대웅전 앞
서부의 총잡이처럼 풍채도 꼿꼿한 멋진 70대의 노장.
멀리서 보니 심신이 잘 가꾸어진 평소의 모습에 혹하여 얼른 셔터를 눌렀다..^^
할멈 따라 관음전으로 발길을 옮긴다.
관음전에 부처님.
지금까지도 늘 법당 바깥에서 빙빙 맴돌았지만
나이가 드니 더욱더 마음에서 멀어지는 의미가 뭔지?
그래도 삼층석탑이 보이는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는 너무 좋다..^^
한때 차 마시는 걸 쬐끔 좋아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차라리 맹물이 더 좋고 한 잔의 커피를 더더욱 좋아한다.
매사에 멋은 사라지고 실속만 즐기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절마당의 미륵불을 보며 셔터를 누른다.
역시나 하나의 멋진 조각품을 보는 듯
마음속으로 합장을 하였는지 삼삼하다.
추락위험이 있으니 흔들지 말라는 출렁다리다.
철없는 어린 시절에도 겁이 많아 살곰살곰 걸었었지만
지금은 자빠질까 더 살곰살곰 건너간다.
출렁다리위에서 보는 작은 계곡이 아름답다.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렇지 아마 세렴폭포보다 훨 나을 꺼다..ㅎ
높다랗게 쭉쭉 뻗은 전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흙길이 푹신푹신 무릎 안 좋은 노인네들 산책에는 최고의 길이다.
아이들에게 청춘남녀의 데이트코스로 멋지더라고 하면
웃기지 마소! 노인네들이나 멋진 데이트코스라요...ㅋ
할멈과 함께 느릿느릿 산책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세렴폭포 가는 길 중간쯤의 화장실 앞 풍경이다.
걷기가 싫어 등나무 아래서 한참을 쉬다가 풍경 한 장 달랑 담아왔다.
구룡사 건너편 전나무 숲 속 만남의 약속장소에는
벌써 많은 친구들이 하산하여 쏙쏙 모여들었다.
약속시간에 만남의 숲 속에는 70명의 노장부부들이 다 모였다.
걸쭉한 서울친구입담의 이 후 스케줄 설명에도 듣는 둥 마는 둥
한편엔 술잔이 오가며 시끌벅적하다.
고교입학 때인 1965년도 이후
전국의 동기들 모임이 자주 있었는지라
이제 만남의 자리는 아주 자유롭고 편안하다.
모임 때마다 사진을 가끔씩 찍었었지만
이제는 아무렇게 셔터누르기가 편하지 않다.
모두의 얼굴에 일일이 뽀샵하기도 너무 힘겹고..^^
동안의 유별난 노장들 몇몇에게만 셔터를 눌렀다.
칠순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들도 제법 보였다...ㅎ~
전나무 숲에
잣나무도 섞여있는 곳에서의 만남이다.
세월이 오십년이나 훨 넘은 화창한 이 가을에..
대절버스를 기다리며 주차장풍경을 담았다.
70명의 많은 인원이라 원주까지 이동을 하여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이후 장면은 노장의 덕성에 흠이 될까 이제 그만 사진기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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