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설악산소공원과 신흥사.

gamro 2020. 11. 1. 20:24

10월의 하순.

평일의 이른 아침인데도 줄지어 들어온 차들이 주차장에 꽉 찼다.

중공폐렴 때문에 모두가 자가용으로 모여들었나 보다.

 

이곳에 지겹도록 드나든 세월 덕에

공짜 손님의 경로가 된 지 오래되었다..^^

멀리 산 위에 도깨비 뿔처럼 솟아난 달마봉이 보인다.

 

우뚝 솟은 설악의 산봉우리가 볼 적마다 우람하다.

케이블카가 올라가는 권금성과 그 옆의 산은 노적봉이지 싶다.

 

설악산소공원은 기대만큼 화려하지 않다.

그냥 노인네들의 설악산 유람지로 딱 어울리는 곳이라

나도 할멈과 여기를 꼭 들린다..^^

 

할멈,

여기 왔더라고 가을 풍경 좋은 곳에 앉아 모델 좀 되어주랴!

건너편 케이블카를 보면서 우리는 흔들바위까지 갈 건데 하며 지나친다.

 

신흥사의 일주문을 들어선다.

자연에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엔 꼭 사찰이 있다.

아니, 유명한 고찰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절경이 펼쳐진다.

사찰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부처님도 비례하여 커진다.

청동대불상에 합장을 하며 신흥사로 향한다.

 

일주문을 통과하고 비선교를 지나면서 보면 계곡 저쪽으로

신흥사의 사천왕문 바로 앞으로 향하는 극락교와 세심교의 돌다리가 보인다.

 

비선교를 건너 신흥사 사천왕문까지의 거리나

세심교를 건너서 가는 거리는 꼭 같다.

하지만 신흥사의 돌담길 운치가 좋아 항상 비선교를 건너간다.

 

신흥사의 극락보전이다.

법당 안에 서방정토의 아미타불 모습이 보인다.

기도하는 신도들의 모습을 담는 법당 안의 촬영은 나쁜 행위이지만

나는 멀리서 보이는 대로 부처님을 담았기에 안 나쁜 사람이다..^^

 

감로수가 흐르는 설정각(雪井閣)이다.

목마르고 허약한 중생들에 밝은 빛과 맑은 약수를 내려주시니

아마 약사여래상의 모습 같아서 사진으로 담아왔다.

 

예사로 보면 별것 아니겠지만

해우소의 앞마당 나무가 볼 적마다 절묘하다.

큰 산을 뒤로 마당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걸리적거려도

누구 하나 탓을 하지 않으니 여기가 불국정토인가 보다.

 

사천왕문 안에서 보는 바깥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온종일 사찰을 지키고 있는 사천왕의 눈에도

내가 보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그렇게 보일까?..^^

 

계곡을 따라 흔들바위까지 가려고 안양암까지 왔더니

더이상 못 가게 출입통제 경고문 현수막이 걸려 있다.

태풍의 피해가 엄청 컷던 모양이다.

 

우회 탐방로의 울퉁불퉁한 산길을 걷기 싫어

할멈은 안양암의 법당에 들어가고..

 

나는야

계곡의 예쁜 야생열매를 담고 그것으로 만족을 하며

신흥사 앞 비선교 입구의 찻집 <설향>으로 뒤돌아왔다.

 

<설향>의 바깥 테이블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일품이다.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가 노적봉쯤 될까?

거금 8천원짜리 십전대보탕을 2개나 주문하여

속초관광중앙시장에서 사 온 수수부꾸미를 간식으로 겸한다.

 

통일청동대불의 뒤편으로 들어가면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모셔진 몸속법당이라는 내원법당이 있다.

할멈은 기도를 하러 법당에 들어가고

나는 관리하는 보살과 농담을 하며 어거지로 사진을 찍었다.

법당에 들어가 몰래 사진을 찍어도 되지만 천성이 착한지라..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