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의 권금성으로 올라가는 설악케이블카를 탈 것이다.
웅장하고 기이한 바위로 둘러싸인 산세를 보며
두 발로 오르기보다 눈으로 마음으로
느낌을 얻는 게 훨 좋은 나이가 되었다.
케이블카에 오르기 전 노적봉도 보았고
권금성에 오르며 먼 곳의 울산바위도 보이니 너무 좋다.
아래쪽으로는 청동불좌상과 그 주변의 풍경도 절경이다.
조금 전에 다녀온 신흥사의 전체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더 멀리는 흔들바위의 계조암으로 가다가 길이 막혀
아쉽게 발길을 돌렸던 안양암도 보인다.
반대쪽 케이블에 사람들로 가득 찬 케이블카가 지나간다.
왕복 11,000원에 5분만 하면 정상까지 오르는 이곳을
낑낑 헉헉거리며 두 발로 힘겹게 오르는 사람들의 깊은 뜻을 아는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울산바위가 저곳에 자리한 의미를 아는가!..ㅋ~
높은 곳에서 보니 좌측으로 울산바위와 우측으로는 달마봉이 자리하고
서로 신선이 되어 선문답을 주고받으니 그 세월 천년만년 되었으려나?
그 골짜기에 천년의 신흥사까지 태어났으니..^^
케이블전망대에서 동해의 속초시를 내려다본다.
흐린 날씨에도 뿌옇게 잘 보이는 세속을
모두가 신선의 눈으로 내려다본다.
전망대에서 보는 산수가 참 좋다.
우람한 기암절벽의 산세가 중생 모두를 겸손하게 만든다.
부끄러움도 없이 기고만장한 한양의 시정잡배들
이곳에 와서 깨달음을 쬐끔이나마 얻어가면 얼마나 좋을꼬!
낑낑거리는 할멈을 델꼬
오르막을 걸어 권금성에 올랐다.
권금성의 초입에 들어도 성곽은 없고
넓은 산성의 돌바닥만 보인다.
해발 850m의 권금성 봉화대가 보인다.
언젠가 저 꼭대기에 올랐더니 너무 가팔라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설악을 등반하는 산악인들이 이 글을 보며 꼴값을 떠네요..ㅋ
우측 높은 봉우리 황철봉에서 좌측으로의 낮은 능선은 저항령이며
능선 아래로 골짜기를 이루어 멀리서 보니 물이 흐르는 계곡처럼 보인다.
할멈이 겁도 없이 절벽 바위의 끄트머리에 기대어 포즈를 잡는다.
아이고 무시라!
사진 한 장에 둘 다 목숨을 거는 사람이 어찌 우리뿐이랴!..^^
노욕에 오늘도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찬송가의 가사를 중얼거리며 걸음을 옮겨본다.
말리는 할멈을 뒤로하고 언제 또 오리 하며..
같은 권금성의 돌바닥에서도
조금 높은 곳에 올라와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다 자그마하게 보였지만 만만떼떼하지는 않았다.
높은 권세의 자리에 오른 어느 어공 모지리는
자만심의 콩깍지가 눈알을 덮었는지
모두가 가재, 붕어, 강아지, 꿀꿀이로 보였던가 보다.
장엄한 자연의 형상을 보노라면
너무나 작은 인간의 모습에서 초라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저곳을 정복하는 산악인들도 허다하니..ㅎ~
만물상 뒤편으로 멀리 공룡능선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1275봉과 나한봉으로 쭉 연결된다.
성벽도 없는 높은 설악산성에서 동해의 속초시를 내려다본다.
바다인지 하늘인지 구분이 안 되는 뿌연 하늘 아래이지만
구석구석에 민초들의 평화로운 삶이 펼쳐지는 곳이다.
오만방자한 한양의 쓰레기들이 여기에 올라오면 어떠한 생각이 들까?
지금은 죠기 꼭대기까지 못 올라간다.
꼭대기까지 올라가지 말라는 조그만 안내판이 중턱에 세워져 있다.
무섭게 겁주는 사람보다 작은 안내판의 힘이 더 강하다.
마른 바윗돌 산에도 소나무가 싱싱하게 살아간다.
저기 동쪽으로 달마봉도 보인다.
문득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이 무엇입니까?”란 화두가 떠오른다.
그야 엿장수 마음이듯 달마의 마음이었겠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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