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의 가을 전경을 즐기며
대한민국의 최북단도로를 달려 건봉사에 도착한다.
건봉사는 서기 520년(신라 법흥왕 7년)에 창건된 고찰이라 적혀있다.
아도화상을 시초로 지금까지 오랜 세월에 많은 시련과 곡절을 겪었으며
김일성에 의한 6·25동란을 맞을 그때 사찰이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1920년에 건립되었다는 건봉사의 불이문(不二門)은 기둥이 4개나 된다.
나무기둥 아래쪽 돌기둥에 금강저의 부적(?)이 새겨져 있는 덕분이었던가?
휴전선에 인접한 건봉사의 불이문은
악독한 김일성의 6·25동란 때에도 파괴되지 않았다니 기특하다..^^
곱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 비석이 둘이나 서 있다.
얼굴 동판이 붙어 있는 월북 시인 조명암의 비석과
어느 선승의 오도송悟道頌 글이 새겨진 비석이다.
1948년에 월북한 조명암은 북쪽에서 고위직까지 지냈다 한다..ㅋ~
안내판의 글.
“건봉사에서 꼭!!! 보셔야 할 곳 <대형 돌확>”
멀리서 보니 구멍이 뻥 뚫린 돌의 모양이라 돌로 만든 대포인가 했더니 아니다..^^
돌확은 곡식을 빻거나 찧는데 쓰는 도구이며 일종의 절구이란다.
건봉사의 스님들이 사용하던 것이란 설명이다.
<돌확>이 쭉 늘어선 끄트머리에 시비가 하나 있다.
조명암이 아니고 조영암이라 적힌 출정사(出征詞)의 시비다.
고향초, 낙화유수, 신라의 달밤 등등을 작사한 조명암은 월북을 하였고
출정사(出征詞)의 시를 남긴 조영암은 전쟁터로 나갔다 한다.
수년 전부터 볼 적마다 곧 썩어 자빠질까 걱정했던
연화교를 둘러싼 나무 보호벽이 아직도 멀쩡하다..^^
그 옆으로 불이문을 보호해주는 수령 500년의 팽나무가 있다.
불이문을 들어서며 바깥세상을 바라본다.
불국토에서 속세를 보는 느낌이 아무렇지도 않다.
왜일까 하였더니, 거기가 거기니까...ㅋ~
한참 만에 왔더니 돌솟대 뒤편으로 새집이 보인다.
아직도 다 지으려면 좀 더 세월이 흘러야겠다.
오랜만에 와도 눈익은 길이다.
죠리 가면 적멸보궁, 요리 가도 적멸보궁이다.
이왕이면 대웅전을 거쳐 가면 훨 좋은 것을...ㅎ
곧바로 보면
금강산 건봉사의 현판이 걸려 있는 봉서루가 있고
왔던 길을 뒤 돌아보면 속세로 나가는 절경의 길이다.
대웅전으로 향하는 능파교를 건너며 좌우를 바라보면
작은 개울이지만 한적하기가 심산유곡 같다.
능파교를 건너면서 곧바로 <십바라밀석주>를 만난다.
봉서루 입구 대석단(大錫檀)의 중앙통로 좌우로
높이 158cm의 사각형 석주 2기가 서 있다.
이 석주에 십바라밀(十波羅蜜)의 도형이 음각되어있다.
십바라밀이 뭔고 하니
대승불교의 기본수행법인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의 6바라밀에
방편方便, 원願, 력力, 지知의 4바라밀을 합한 10가지의 수행방법을 말한다고 한다.
봉서루 앞에서 능파교와 십바라밀석주 건너편의 풍경을 본다.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모든 것의 어울림이다.
절간의 약수터에 가느다란 물이 흐른다.
목마른 이에게는 백두산 천지의 물도 필요 없고 대청댐의 많은 물도 필요 없다.
절간의 맑은 물 한잔으로도 갈증은 해소되고 정신까지 맑아진다.
이제 절 마당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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