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애월 카페거리의 <레이지 펌프>에서

gamro 2022. 6. 6. 18:32

 

나이가 들면 낭만의 분위기는 더 깊어진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감미롭고 감상적인 분위기를 찾아

어감에 그런 느낌이 드는 애월의 카페거리를 둘러봤다.

 

 

젊음이 가득한 곳곳의 카페들.

젊음에 민폐가 될까 선뜻 문을 열지 못하고 헤매다가

널찍하게 자리 잡은 멋진 곳을 찾으며 환희하였다.

 

 

lazy pump.

느긋한 펌프질로

뇌리에 잠자는 낭만을 깨워 준다는 상호의 암시에 끌려

발을 멈추고 카페의 문을 열었다.

 

 

카운터의 아래층 붉은 로비의 어둠이 인상 깊다.

내려 가보려니 지옥굴 같은 느낌에..^^

 

 

바깥 홀도 좋았고

2층의 공간도 좋았지만

가파른 계단의 우중충한 3층 곳간이 제격이었다.

 

 

어느 작가의 미완성 작품이

긴 세월에 찌들어버린 상흔의 방이다.

그곳에서 잔잔한 제주의 바다를 조용히 감상한다.

 

 

유리창 안팎의 분위기가 똑같다.

그 전경을 즐기는 고희의 할멈도 피차 동급이다.

자고이래 커피의 진한 맛까지 대등하니

삼위일체의 신비함에 독특한 정서의 시간이었다.

 

 

요즘, 하날님 수준의 능력은

폐가를 부활시켜 커피집으로 만드는 재주다.

하지만 이해를 못 따라가는 늙은이는

암만 봐도 뭐가 뭔지 모르는 물건들이 가끔씩 있다.

 

 

세월은 끊임없이 흐른다.

퇴물이 되어도 삭아 없어지지 않는 것들도 많다.

높은 연륜의 틀딱들도 그러하니

만사에 매력을 느끼는 능력도 덕성이며 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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