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앞 도로변
화단에 걸터앉은 뽀얀 얼굴의 젊은 서양인 한쌍.
지도를 펼쳐 놓고 마음에 얽매임도 없이
삶을 만끽하고 있더라.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초목들
도심을 벗어나 팔공산을 향하는 길가
마로니에 나뭇잎들은 막 여름이 끝나기도 바쁘게
노르스름하게 변신을 하며 계절에 윙크를 하고있다.
눈빛 파란
젊은 한쌍의 연인들이야 오든 말든
몇 그루 남지 않은 마로니에 나뭇잎들이
연지곤지 붉고 노란색으로 화장을 하든 말든
가을이 오면 발길 닫는 데로 떠도는 방랑자가 되고싶다.
지리산의 '노고단'에도 가고 싶고
남해의 '향일암'에도 가고 싶고
설악산의'오세암'에도 가고 싶으나
사람이기에!...
하고 싶다고 다하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꿈을 그리며 이밤 혼자서 궁시렁 거리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