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따라..

해동 용궁사.

gamro 2007. 12. 1. 23:39

 



 


해동용궁사

 


십 수년 전 처음 용궁사를 보고 난 후
꼭 사춘기 때의 여자친구 그리워하듯
눈에 삼삼하여 가끔씩 들렸다.

비오는 어느 날의 용궁사
흐릿한 사진들을 보노라니
창 밖 장맛비의 빗소리와 어울리는 듯하여 정리하여본다.






비오는 날 우산을 펼쳐들고
축축한 바닥을 조심스레 들어서면
절 입구에 교통안전기원탑이 큼직하게 서있다.






불이문을 들어서니
108계단이 앞을 막는다.

그저
108번뇌의 노래소리나 흥얼거리며 오를 뿐이니...ㅉㅉ

좌측으로 보이는 멋진 바다 풍경과
전면에 쫙 펼쳐지는 멋진 절의 모양새에 감탄을 한다.








이제 나잇살이나 먹었다고
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지나 보다...^^

고려시대 나옹(懶翁)화상께서 창건하셨다 하니
문득 "청산은 나를 보고"란 선시가 생각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그 때
나옹 혜근선사께서는 이 좋은 곳에서 수행을 하며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 하셨건만







나옹 혜근스님..

그의 흔적은 없더라

그 오랜 풍상에서도...






웃는 얼굴에도 격(格)이 있으니
하물며 옷매무새에서야 오죽하랴!

부귀를 보자하는 것이 아니니라.





걸음을 돌리면서
괜시리 씁쓸한 입맛이...

그래도 가슴에 남는 것은 가득하니
언제나 절을 찾는 마음만은 한결같은가 보다.









새로 중창하는 법당에 들러 삼배를 올리고
'해수관음대불'에도 합장을 하니
사랑도 미움도 훨훨~
비바람에 모두다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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