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절간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구름 한점 없는 파란 하늘을
철간 마당에서 쳐다본다.
가끔씩 찾는 곳이지만
해풍에 겨울바다를 맛보기 위한
관광지로써는 일품이다.
이른 아침이다.
고요함을 담으려 서둘렀건만
무리 지은 충청도의 늙은 할미들이
웅성거리며 제주도 보다 훨 낫다 한다.
껄~ 껄~
기분 좋은 주인양반을 보니 나도 마냥 좋수다!
화상의 표정이 심상찮으니 또 빈정거려 업을 짓는다.
해수관음대불님이시여
세속의 몹쓸 속인을 부디 용서하소서..
용이라..
푸른 창공을 보니
나옹 혜근스님의 선시가 생각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외로운 기러기도 없는 푸른 창공아래
도도하신 지장보살님의 대자비심에 합장을 하며
홀로 먼 바다를 바라보며 명상에 든다.
육도 중생의 죄업을 생각하며..
불이문(不二門)을 오간다.
성철큰스님께서 열반송을 남기셨으니 무슨 뜻일까?
일생 동안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 넘치는 죄업은 수미산을 지나친다
산 채로 무간 지옥에 떨어져서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데
둥근 한 수레바퀴 붉음을 내뿜으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