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의 곳간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가겠지.

gamro 2009. 9. 18. 22:40

 

뭔가 좀 빈 느낌이 든단다.

정상에 올라와서 허전함을 느끼니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칠십의 연세쯤 되 보이는 동네 어른의 가벼운 초조함에서

계절의 느낌은 노인네에게서도 비켜서지는 않는 모양이다.

 

맑은 하늘의 가을이다.

먼 산 팔공산의 능선이 너무나 선명하여

눈 밝은 젊은이들이라면 동봉의 개미새끼도 보일 듯하다.

 

산길 변 듬성듬성 핀 코스모스에서

옛 추억 되살리고

한 뭉치 흩쳐놓은 하얀 뭉게구름에서

학창시절의 미소녀를 떠올린다.

 

한편엔

누런 호박 큼직하니 짙은 색깔 더해가고

경륜에 뒤돌아보며 주머니와 머릿속을 뒤적거리는 계절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

꼭 4분지 3의 꽉 찬 지점이로구먼.

 

여지껏 가끔씩 10년 후를 생각하며 살았건만

이제 10년의 후면...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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