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봉은사의 절문을 들어서며
여느 산사의 고요함 못잖은 처연함이 들어
나도 모르게 조용히 합장을 한다.
도심 속의 천년에 고찰이라
괜한 선입견은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서울의 하늘아래 찌든 속세의 모든 더러움이 씻어진다.
성정(性情)에
악(惡)의 기(氣)가 드세고
웬만큼 찌든 검은 속내가 아니면
천년 고찰 봉은사의 옛 고승들의 온기에
모두의 심성이 선하게 녹아날 것 같다.
종루를 비롯하여
영산전, 영각, 판전, 미륵전, 비각 등등
수많은 전각들이 넓은 절마당 곳곳에 산재해있다.
엄청스럽다.
법왕루 밑을 지나 대웅전으로 향한다.
삼층석탑과 대웅전이 수많은 연등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서울의 하늘 아래는 너무나 별스럽다.
대웅전에는 아침 법회가 시작되었다.
뻐젓이 법당안을 들여다보다 그만 발길을 돌렸다.
시골의 촌로가...
대자대비
무차공양 약수라도 드세요.
놓아라..
버려라..
진여문을 나서면
금싸라기 서울의 땅이다.
맞은편
코엑스몰의 건물이 한 마을을 이룬다.
탐욕의 어리석음
나도 안 되는데 그들이라고 별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