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옷을 입어도 제법 쌀쌀한 새벽 5시다.
여느 때처럼 중독된 새벽운동을 나간다.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은 가끔씩 있는데 들어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10분만 늦게 출발하면 줄줄이 사탕인데..^^
박씨네 집을 지날 때도 해가 짧아져 어둠침침하지만
40분이 지나면 어렴풋이 얼굴을 알아 볼 수 있다.
대원사 절 아래엔 부지런한 사람들 여럿이 벌써 운동을 하고 있다.
15분 정도 헉헉거리며 오르면 정상이다.
해를 거듭해 이제 제법 꽃을 피워 잘 어울린다.
기특한 녀석들..
하늘을 보고 사진을 찍으니 참 깔끔하다.
그래서 콤팩트 디카를 들고 왔는지도..^^
코스모스만 지거 임자인 나를 반겨준다..ㅎㅎ~
물병을 담은 힙색을 벗어놓고 도인체조?^^를 시작한다.
오늘은 6시20분쯤이면 아침 해가 힘차게 솟아오를 꺼다.
온몸으로 30여분 체조와 기타 여러 가지 운동을 한다.
오늘도 구석구석 온누리에 활력을 잔뜩 넣어준다.
가슴을 펼치고 큰 호흡으로 햇볕을 받으며 아침의 맑음을 한껏 들이킨다.
엉덩이 붙일 시간도 없이
태양을 등지고 코스모스 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운동하는 곳을 보니 제법 사람들이 많다.
마눌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요조숙녀처럼 걷는 폼에 제법 균형이 잡혀간다..^^
지나치면서 잘 다녀오라 손을 들어 허공에서 서로 마주쳐본다..ㅎ~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오는 시간이다.
애견을 모시고 즐겁게 힘찬 모습으로 걸어온다.
절까지 편도 40분, 체력에 맞춰 다양한 시간으로 걷는 사람들도 많으니..
온갖 풀벌레소리가 귀청을 울리고
수림의 푸르름에 마음까지 상쾌하니
새벽을 걷는 사람들은 자연의 축복을 듬뿍 받는다.
정답게 쬐끔만 걷는 부부가 보인다.
돌 쉼터에 앉아 있는 모습을 멀리서 훔쳐본다..^^
길가의 코스모스가 언제 다 피려나?
매일매일 변화되어가는 풍경과 풀벌레 소리들
아름다움의 극치다.
고목과 제실의 어울림은 오갈 때마다 참 보기가 좋다.
관리인 박씨 집 앞엔 빨간 고추가 주렁주렁
대한민국에서 제일 일을 많이 하는 박씨네 부부
잠시도 쉴 틈 없이 사계절 뭔 일이 그리도 많은지..ㅉㅉ
호박 줄기는 비닐하우스를 덮고..
지금이 여름이냐? 가을이냐?
예쁜 새끼들은 다 어디다 빼앗기고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작은 호숫가를 오르락내리락..
이 길이 왕건누리길이란다.
땅 주인 허락도 없이..
쓸데없이 이름만 그럴 듯 짓지 말고
빽빽이 천 그루도 넘는 길가의 잣나무나 좀 옮겨 제대로 키우지..ㅉㅉ
길가엔 텃밭에서 키운 고추랑 호박이랑 가지 등등
갖은 야채들이 소꿉장난하듯 매일 허름한 좌판에 진열된다.
싱싱하니 참 맛있다.
한시골 입구의 운치 좋은 신숭겸유적지를 바라보며
신발과 바지가랭이의 먼지를 에어건으로 깨끗하게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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