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길의 한실골 골짜기.
작은 못가의 야생복숭아꽃이 참 예쁘다.
골짜기를 걷다보면
갖가지 크고 작은 꽃과 나무들이 지천에 널렸다.
야생의 복숭아.
열매가 맺기 무섭게 몹쓸 사람들이 다 털어 가버린다.
익지도 않은 조그마한 새끼복숭아로 뭘 하는지.
뽀얀 벚나무의 꽃.
소나무 숲 길가에 드문드문 서 있는 벚꽃들은
눈부심을 더욱 더한다.
오르막길의 개나리가 가로수 되어
매일 나를 반겨준다.
봄이라 사진을 좀 더 봄처럼 만들어봤다.
요즘엔 나물 캐는 봄 처녀는 간데없고
봄 아줌씨도 귀한지라 봄 할멈들이 쑥을 뜯다말고
노란 개나리꽃 뒤에 몸을 숨긴다... 부끄러운가?..ㅋ~
사진에서 봄이 느껴지는가?
사진 찍는 솜씨가 모잘라서 언뜻 보니 꼭 가을하늘 같다.
팔공산의 동봉과 서봉이 훤하게 보이는 긴 의자에 앉아 아래를 보니
제법 큰 새 한 마리가 사과껍질을 쪼아 먹고 있다.
조막마한 사진기의 설정을 변경할 여유도 없이 셔터를 눌렀더니...ㅎ~
올라오던 길과 내려가는 길의 풍경은 늘 다른데
이상한 사람들은 늘 종주하는 것을 좋아하니
산은 취향 따라 혼자 걸어야 제 맛인가 보다.
두어 시간의 차이에도 보는 느낌이 달라진다.
빛의 방향에서도 풍경의 변화가 생기는데
하물며 세월의 풍상에 폭삭 늙은 모습은 얼마나 많이 달라져보일꼬!
봄볕의 연못주변은 참 싱그럽다.
나무에 새싹들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연두색 실가지엔 봄빛이 완연하다
매일 다니는 아름다운 산책길.
심신에 맑고 향기로운 봄기운을 가득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