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무렇게나 들어갈 수 없는 왕들의 정원.
후원이란 곳에서 비원을 언급하여도 부끄럽지 않았던 까닭은
그곳이 그곳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일의 마지막관람 직전의 시간이라
예약과 기다림도 없이 후원에 입장하는 행운을 얻어
후원입장료 5천원에 40여명의 팀에 합류하였다.
나지막한 언덕을 넘어 금단의 풍경 속으로 빠져든다.
내가 왕이로소이다! 하며 푸른 숲을 내려다보며 왕처럼 걸으니
앞서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다 나의 신하처럼 보인다..ㅋ~
맨 먼저 영화당이 보이는가 하더니
연못 부용지에 다다르니 복층의 기와집 주합루가 근엄하게 자리하고
아래 어수문이란 출입구가 나를 반기는지 마는지..
아담한 네모의 연못 부용지.
작은 섬에는 분재를 해놓은 듯 소나무도 멋있고
못가의 부용정은 그 멋에 분위기를 더하니 과연 왕의 쉼터답다.
못을 돌며 보는 운치는 보면 볼수록 절묘하다.
하루를 머물러도 지겹지 않을 풍경이 사방에 펼쳐져있다.
한 달이면 어떻고 한 세월이면 어떠하리.
옛 순조 때
문무신하들을 모아 시예試藝를 겨루었다는 영화당 이곳.
이제는 대청마루에 올라 안내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잠시나마 그때의 풍류에 젖어본다.
고즈넉한 정취에
어진 군왕의 의젓한 걸음으로 온화한 정원을 산책해본다.
마음이 너그러워지니
애련지 물가의 정자도 한결 아름다워 보인다.
승재정인가?
조금 높은 숲에 창문으로 사방을 막은 아담한 정자가 있다.
아래쪽 반도지 물가의 관람정은 좀 엉성하지만 그래도 좋다.
이리 보나, 저리 보나 탐스런 곳이다.
왕의 정원인데 오죽하랴!
단임의 요즘 대통령휴양지 청남대의 정원도 기막히게 좋던데.
임금님을 비롯하여
이곳을 거니는 궁의 사람들은 정말 행복했을까?
자칭 아름다운 유배지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해본다.
창덕궁후원의 깊숙한 북쪽에 위치한 옥류천.
후원에도 폭포가 있다는 안내해설사의 꾐에 잔뜩 기대를 했더니
ㅎㅎ 폭포 한 번 일품이로다!
다섯 개의 정자와 옥류천의 폭포가 숨어 있다는 곳이
후원의 마지막 정원이며 볼거리의 끝이다.
어느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숲의 내음인지
서울의 중심지에 희한한 곳이었다.
후원을 한 바퀴 휙 돌고 장락문으로 들어갔다.
헌데 이 곳이 뭔지 잘 모르겠다.
후원의 정원에 도취되어..ㅎㅎ~
이제 다음 코스 창경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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