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인가?
예술, 특히 그림에 무지몽매하여 걸음이 뜸하였다.
회관안의 넓은 홀
시커먼 칸막이에 쓰인 빛과 소리.
예전에 여기서 뭔가 대단한 전시물을 본 기억에
빠른 걸음으로 얼른 다가선다.
에구~ 무시라!
눈알을 뽑아서 전시하였구먼!
시각예술 감상의 도구인 “눈”이라는 매개체와
환상적인 빛의 효과를 이용한 독특한 미디어 설치작품이란다.
전면 전시관에 <풍경표현>
제목만 봐도 괜히 가슴이 설렌다.
전시장을 둘러보다가
낯익은 미술가 박명조 작가의 작품 앞에 발길을 멈춘다.
고교 때 미술선생님 아니신가?
그때 그 할배선생님이 날 귀엽다고 무척 괴롭혔는데..ㅎ~
빛으로 그리는 사진과
붓으로 그리는 그림.
나 지금 비록 폰카를 들이대고 있었지만
미소를 지으며 그림과 사진을 보고 있었다.
우와~
그림 크다!
누가 이렇게 큰 그림을 그렸을까!
풍경이란?
자연의 경치만을 풍경이라 하는가?
<풍경표현>이란 제목에서 무엇을 찾고 싶었지만.
플래시를 쥐어주며
캄캄한 동굴로 들어가란다.
손전등 불빛에 보이는 어둠의 숲도
멋진 풍경이었다.
햐~
무식한 눈에는
벽지가 그럴 듯 하구먼!
벽면에 검정색 방석의자는 뭐여!
벽에 기대어 고장난 망원경으로
건너편 벽지그림을 훑어보니 보이지를 않는다.
맨눈으로 보니 쭉 뻗은 내 발의 운동화만 보인다..ㅎ~
전시물 제목이
<장미빛 인생>이다.
온통 붉은 빛의 색깔이라..ㅋ~
누군가가 애써서 만든 작품을
누군가의 마음이 되어 느낌을 가지려 애써본다.
하지만 느낌이 오지를 않는다..ㅉㅉ
조형미술?
아니면 조형예술이라 해야 하는지..
아둔한 머리로는 전시된 조형물이 뭔지 도대체 모르겠다.
나이를 먹었으니 그냥 고개만 끄덕끄덕하며 지나친다.
하얀색 깨끗한 방에서
마음까지 하얗게 깨끗한 사람이
폰카의 셔터를 누른다.
맑은 사람들이
맑은 곳에 머무르면
세상이 훨 맑아지니 그게 진리이니라.
어둠의 전시관에서는
밝은 빛의 전시물이 흐트러져 보이질 않는다.
세상사 다 그런 것이여~
자연의 팔공산 풍경을 바라본다.
풍경을 사진으로 담기 좋아하는 나는
세상사 모든 것이 다 아름다운 풍경이더라.
세찬 가을바람에 가을이 더 깊어간다.
햇살은 따스한데 바람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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