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
바보처럼 무작정 내비의 안내에 따라
수원화성 성곽의 어느 담벼락에 주차를 하고
성곽에 올랐다 내려왔더니 거금의 주차위반과태료딱지가...
뿔따구에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하면서도 뒤늦게 알고 보니
기다란 <화성어차>의 통행로에 멍청하게 주차한 내 잘못이라!
그 후 수없이 이곳을 즐겨 찾았다..^^
겨울의 삭막함을 맛보기위하여 이곳에 왔더니
맑다는 일기예보에도 온통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어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북경의 하늘처럼 다 망쳐놓았다.
화성행궁의 정문 신풍루新豊樓를 들어서며
안쪽에서 좌익문左翊門과 신풍루新豊樓를 바라본다.
겨울바람이 전혀 없어 삭막함이 덜하여 본전생각이 난다..^^
좌익문左翊門 안쪽으로 중양문中陽門이 보인다.
원래 궁궐의 문은 내삼문內三門이라.
왕실까지 세 곳의 문을 만들어 철저하게 왕실을 지켰던 모양이다.
중양문中陽門을 지나서 봉수당 좌측으로 유여문維與門이있다.
유여문維與門 안을 들여다보니 4개의 뒤주가 줄지어있다.
<뒤주>와 <사도세자> 그리고 <정조임금>과 <화성행궁>.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은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임금>의 극진한 효성의 흔적이다.
<영조>와 그의 아들 <사도세자>.
뒤주에 갇혀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역사를 뒤돌아보며
요즘의 부모교육과 대비를 해본다.
예나 지금이나 자식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거의 모두가 부모의 탓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오죽하면 “나쁜 자식은 없다. 다만 나쁜 부모가 있을 뿐이다.”하는가.
유여문維與門 안에는 유여택維與宅이 있다.
정조임금이 행궁에 행차를 하면 이곳 유여택維與宅에 머물며
각종 행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하교를 내렸다던 곳이다.
정조의 효성에서 축성된 수원화성과 그곳 행궁의 유여택維與宅.
<사도세자>의 무덤 <현륭원顯隆園>이 있는 수원화성
한양의 방어를 비롯하여 이곳이 여러 가지로 특별하였기에
정조는 <화성유수>를 임명하여 평상시 여기에 거처하도록 하였다한다.
앞마당엔 세종 16년에 만들었다는 시각과 계절을 알 수 있는
가마솥모양의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라는 것이 있다.
굳게 지키는 내삼문內三門의 마지막 중양문中陽門.
그 안으로 봉수당奉壽堂이 보인다.
정조임금이 1795년 그의 어머니 혜경궁의 회갑연
진찬례進饌禮를 성대하게 거행하였던 봉수당奉壽堂이다.
봉수당奉壽堂은
화성행궁에서 가장 중요한 정전正殿이었으며
한양을 방위하는 유수부留守府의 동헌東軒이었다.
정조임금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 현륭원顯隆園을 전배展拜 후
항상 행궁의 이곳에 머물며 정사를 보았다한다.
잔잔한 초겨울의 한적함에
비운의 사도세자인 그의 효자 정조임금의 심정이 되어
<화성행궁>의 봉수당奉壽堂 뜰을 거닐어 본다.
앙상한 가지의 600년 노거수 느티나무마저 적적하다.
정서가 풍부해지는 노년의 연세에
겨울여행으로는 이곳이 적격이다.
하지만 감정이 메말라 추위만 느껴지는 노인네들은
극락왕생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새끼줄도 마련되어있으니
또한 이곳이 적격이다...^^
행궁의 입구에 대장금의 한 장면이 아름답다.
지독한 미세먼지 덕에 <화성어차>의 탑승을 생략하였다.
귀찮아서 이곳의 많은 사진까지 버리며...
'아름다운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코네의 아시노호수와 하코네해적선. (0) | 2018.12.10 |
---|---|
광교호수공원에서. (0) | 2018.12.06 |
도쿄의 메이지신궁. (0) | 2018.11.27 |
남양주 <물의 정원> (0) | 2018.11.22 |
양평의 두물머리② (0) | 2018.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