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한루 600년이라.
풍선에 매달린 현수막을 보노라니
행사가 언젠고? 군침이 돈다.
광한루원의 정문을 들어서니
춘향이와 이몽룡이 나를 반겨준다.
조선시대의 지방관아인 이곳에서
해마다 고전소설의 춘향전이 펼쳐지니
이곳이 이몽룡과 춘향이의 놀이터였던가?
착각하기 딱 좋다.
완월정玩月亭이다.
맑은 달빛 아래 한잔 술에 헤롱헤롱..
여기가 꿈속의 달나라인가? 하던 수중누각 완월정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벼슬아치들의 유흥은 못 말리는가보다..^^
언젠가 춘향제때
온통 곳곳이 북적북적 행사의 무대였는데
한가한 평일인 오늘은 사랑의 도시 남원답게
달콤한 사랑의 운치가 넘친다.
춘향가의 <자진사랑가> 한 구절에
“얘, 춘향아. 우리 한번 업고 놀자.
아이고, 부끄러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옛 부터 지방관헌들은
요런 성희롱쯤은 당연했던가보다..^^
길이 57m에 폭 2.4m의 커다란 오작교.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이 애절하게 서린 곳이라
지금도 이 오작교를 건너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 하니
늘그막에 한번쯤 손잡고 건너 볼만하다.
방장섬의 자그마한 <방장정>이다.
넓은 한옥마당에 딱 어울리는 소박한 정자의 모양새다.
요즘 같은 지독한 매연과 미세먼지에는 별로 탐스럽지 않다.^^
여린 연두색의 새순이 광한루원을 물들인다.
할멈과 함께 산수를 즐기며 한가하게 산책도 하고
벤치에 앉아 요즘 유행하는 힐링도 하고 싶었건만
단둘의 수수한 여행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연못가 경관이 수려한 곳의 광한루廣寒樓.
황희정승이 남원에 유배되었을 때 지은 누각이라 한다.
유배된 정승의 끗발이 요즘의 누구처럼 막강하였던가보다.
광한루에서 춘향을 모셔둔 사당으로 발길을 옮긴다.
별로 예쁘지 않은 열녀 춘향의 영정을 담아왔다.
1961년 누군가에서 기증받은 춘향의 영정이란다.
조선조 때의 미녀는 이렇게 밋밋하였던가?...^^
한 바퀴 돌면서 본 또 다른 방향의 완월정이다.
유흥과 향락으로 달콤한 세월을 즐겼던 지방 관헌의 흔적들
후세의 사람들은 그때의 탐관들이 선망의 대상이던가 보다.
요즘처럼 적폐란 단어를 들이민 적이 없으니..ㅋ
벚꽃계절이면 이곳 광한루원 앞 큰길 건너
섬진강 지류인 요천의 강둑을 걸으며
춘향아! 춘향아! 내캉 놀자 불러도 보았건만
아무런 메아리도 없었다..^^
오랜만에 왔다가
광한루원만 잠시 들렀다 지나쳐서 쬐끔 아쉬웠다.
할멈과 다시 들러 추어탕이라도 한 그릇 먹어야지 하며
나무주걱 하나 달랑 사가지고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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