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이브의 해운대.

gamro 2019. 12. 28. 23:01


이브의 밤늦은 포식은 해운대의 밤길을 걷게 한다.

자정의 해운대는 초저녁쯤인가 착각을 하게하는 분위기다.





해운대 빛 축제라 하더니

길게 뻗혀진 해운대해변의 전체를 덮은 듯

우주의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조명의 불빛이 끝없이 펼쳐진다




은하수 가운데에 그믐달이 보인다.

옛날 옛적에는 은하수의 강이 견우직녀의 만남을 시기하였다는데

해운대의 은하수는 그런 마음이 없나보다..^^




해운대의 서쪽방향으로는 마린시티의 고층아파트 불빛이 보이고

바다 쪽 하늘에는 밤을 즐기는 사람들이 쏘아 올리는 작은 불꽃이 보인다.

평화스럽고 아름다운풍경이 이곳에서만 펼쳐진다.





다 늙은 노장은 신세계를 향하는 젊은이들의 뒤를 따라 걷는다.

띨띨한 누구 말마따나 나에게 어둠의 이 길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상으로 가는 길이다.

물론 낮의 해운대는 수없이 산책하였던 곳이지만..^^







뒤돌아본다.

해운대해변의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걷다가 뒤돌아보니

지나온 첫 장면의 장관에 감탄을 벌써 잊어버리고

그냥 자기도취에 빠져 앞을 향해 걷고만 있다.







신세계가 보인다..^^

어둠 속에서 조명으로 만든 궁전이다.

색즉시공공즉시색이라! 이게 그건가?..~






나이 70이 되면

그때 부처님의 황당한 말씀에 귀 기울여도 좋으니라.

젊고 패기 있는 시절에

물질적 현상에는 실체가 있고 없고 고민하다가는

쪽박 차고 늙어 고생하기 딱 좋으니라..^^







바다 쪽으로 큼직한 감성돔 한 마리가 보인다.

렌즈를 당겨 자세히 보니 플라스틱폐기물로 만든 조형물이다.

생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다하니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다





해안 길 따라 웨스틴조선호텔 방향으로 걷노라니

거리에는 화가와 악사가 밤늦도록 낭만의 해운대를 만들어준다.






해안 산책길 가에는 시비詩碑도 있고

해운대와 부산을 노래한 노래비도 있기에 그것들을 보며

12시가 넘도록 심심찮게 해변 길을 산책한다.





자연보호의 탑도 있다.

여인의 손 위에는 도시공해의 상징 비둘기가 올려져있다..^^ 




길가에 갈맷길 표시판두상이 있다.

두상이 가리키는 해변의 먼 곳을 바라봤더니

그토록 입에 오르내리던 엘시티아파트의 불빛이 보인다.

해운대.. 참 좋은 곳인데.. ~






<더베이101>까지 왔다.

이곳도 참 좋은 곳인데 밤이 깊으니 텅 비었다.





해운대의 동백섬 동백공원주변이라 동백꽃이 보인다.

할멈과 걷는 이브의 한밤은 적막하기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