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밤늦은 포식은 해운대의 밤길을 걷게 한다.
자정의 해운대는 초저녁쯤인가 착각을 하게하는 분위기다.
해운대 빛 축제라 하더니
길게 뻗혀진 해운대해변의 전체를 덮은 듯
우주의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조명의 불빛이 끝없이 펼쳐진다.
은하수 가운데에 그믐달이 보인다.
옛날 옛적에는 은하수의 강이 견우직녀의 만남을 시기하였다는데
해운대의 은하수는 그런 마음이 없나보다..^^
해운대의 서쪽방향으로는 마린시티의 고층아파트 불빛이 보이고
바다 쪽 하늘에는 밤을 즐기는 사람들이 쏘아 올리는 작은 불꽃이 보인다.
평화스럽고 아름다운풍경이 이곳에서만 펼쳐진다.
다 늙은 노장은 신세계를 향하는 젊은이들의 뒤를 따라 걷는다.
띨띨한 누구 말마따나 나에게 어둠의 이 길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상으로 가는 길이다.
물론 낮의 해운대는 수없이 산책하였던 곳이지만..^^
뒤돌아본다.
해운대해변의 동쪽에서 서쪽을 향해 걷다가 뒤돌아보니
지나온 첫 장면의 장관에 감탄을 벌써 잊어버리고
그냥 자기도취에 빠져 앞을 향해 걷고만 있다.
신세계가 보인다..^^
어둠 속에서 조명으로 만든 궁전이다.
색즉시공공즉시색이라! 이게 그건가?..ㅋ~
나이 70이 되면
그때 부처님의 황당한 말씀에 귀 기울여도 좋으니라.
젊고 패기 있는 시절에
물질적 현상에는 실체가 있고 없고 고민하다가는
쪽박 차고 늙어 고생하기 딱 좋으니라..^^
바다 쪽으로 큼직한 감성돔 한 마리가 보인다.
렌즈를 당겨 자세히 보니 플라스틱폐기물로 만든 조형물이다.
생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다하니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다.
해안 길 따라 웨스틴조선호텔 방향으로 걷노라니
거리에는 화가와 악사가 밤늦도록 낭만의 해운대를 만들어준다.
해안 산책길 가에는 시비詩碑도 있고
해운대와 부산을 노래한 노래비도 있기에 그것들을 보며
밤 12시가 넘도록 심심찮게 해변 길을 산책한다.
자연보호의 탑도 있다.
여인의 손 위에는 도시공해의 상징 비둘기가 올려져있다..^^
길가에 갈맷길 표시판두상이 있다.
두상이 가리키는 해변의 먼 곳을 바라봤더니
그토록 입에 오르내리던 엘시티아파트의 불빛이 보인다.
해운대.. 참 좋은 곳인데.. ㅎ~
<더베이101>까지 왔다.
이곳도 참 좋은 곳인데 밤이 깊으니 텅 비었다.
해운대의 동백섬 동백공원주변이라 동백꽃이 보인다.
할멈과 걷는 이브의 한밤은 적막하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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