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동화천의 흙탕물이 겁나게 출렁인다.
맨날 오가던 징검다리는 물속 깊이 숨어버린지 한참이다.
매일 왕복 7km를 걷고 마무리 운동을 하는
수변의 운동시설도 물에 잠겨버렸다.
물가에 줄지은 벤치는 제법 높은 곳이라
좀체 물에 잠길 걱정은 없다.
무거운 바윗돌만큼이나 묵직한 연세의 노인네들은
이 폭우 속에서도 초연하게 수변의 경로당에 모여
장기나 바둑에 열중하다가 때가 되면 우산을 쓰고 화장실에도 간다..^^
물가의 정자는 텅 비어있다.
물이 무릎정도 더 차오르면 저곳도 잠길 건데
조금 높은 곳이라 그런 일은 좀체 없을 거다.
산에서도 엄청스런 물이 폭포가 되어 쏟아지니
모두 계곡으로 흙탕물이 되어 동화천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 덕에 수변 산책로의 작은 다리에 난간만 겨우 보인다.
평소 비오는 날에도 오늘처럼 한실골을 걸으며 운동을 하였지만
계곡의 물이 이렇게 많이 쏟아지는 것을 처음 본다.
수영이라면 걷는 것만큼이나 수월하게 하지만
계곡의 저런 물살에 휘말리면 그냥 저승으로 갈 것 같다..^^
우산을 들고 가벼운 옷차림에 샌달을 신고
동화천에 물 구경을 나왔다가 나도 모르게 매일 다니는 산책길로 접어들었다.
어디까지 갈까? 흠뻑 젖은 온 세상이 좋아 무작정 걷는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쬐끄만 폭포의 길가 전경이 일품이다.
폭우 속에서 반바지에 샌달차림으로 걸으니 등산화를 신고 걷는 것 보다 훨 좋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계곡물이 넘쳐서 통행이 불가능하다.
건너편으로 돌아 공산댐으로 가려고 했더니 말짱 헛일이다.
이왕 나왔으니 맨날 가는데 까지 가보자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부터 왕복 6km 쯤 빗속을 재미있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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