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설악산 오색의 주전골 2020.

gamro 2020. 10. 26. 19:14

설악산 오색의 약수교 위에서 본 좌우의 전경이다.

항상 즐겨 주차하는 곳에서 주전골 계곡으로 가려면 약수교를 건너야 한다.

주전골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엄격하게 하더니

시간도 이른데 나올 적에는 중공폐렴바이러스와 함께

완장 찬 사람들까지 몽땅 철수하고 없었따..^^

 

옛날 옛적에는

강바닥의 틈새에서 솟아나는 약수를 맛보려

컵을 들고 길게 줄을 섰었지만 이제는 먼발치에서 구경만 한다.

 

거의 해마다 이 계절이 되면 이곳에 온다.

집에서 설악의 콘도까지 400km이며 논스톱으로 4시간이나 걸린다.

그래도 지겹지 않은 이유는 지금부터의 전경을 보면 수긍이 갈 것이다.

 

할멈도 연세가 높아지니 세월을 비켜 가지는 못하나 보다..^^

나 역시 높은 곳에는 오르기가 싫어 벌써 엄살이 난다.

재작년만 해도 용소폭포까지도 부족하여

십이폭포와 주전폭포까지도 갔었는데..ㅠㅠ

 

백담사계곡도 좋지만

주전골계곡은 걷기가 편하여 근래에는 이곳에 호감이 훨 간다.

올해는 열흘 넘게 앞당겨 왔더니 조금 이른 감이 느껴진다.

중공폐렴이 어쩌고저쩌고하여도 가을 절정기의 콘도예약은 일찌감치 끝난다.

 

산악지역의 강원도라 추울까 걱정되어 두툼한 옷까지 준비하여왔더니

날씨는 흐리지만 바람도 없고 춥지가 않아 걷기에 딱 좋은 가을 날씨다.

하지만 단풍의 풍경은 좀 부족하여 아직도 나뭇잎에 싱싱함이 보인다.

 

할멈이 폰카로 찍은 사진의 색상과 카메라의 색상이 차이가 난다.

갤럭시의 폰카는 기준색상이 없는지 폰의 모델마다 색상이 다 다르다.

 

가파른 돌계단으로 올라 성국사의 절 마당으로 들어섰다.

완만한 반대쪽으로 들면 될 것을 하필이면 왜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왔는지

할멈과 둘이 마주 보며 피씩 웃었다.

 

못생긴 돌탑이지만

돌탑이 앉은 자리가 평안하게 보여서 셔터를 눌렀다.

그전 같잖게 탑 주변의 빛에 조화가 자연스러워 터가 덧보인다.

 

주전골에는 산책길과 계곡을 건너는 구름다리가 아주 잘 조성되어있다.

아무렇게나 황금빛 전경을 담는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한폭의 그림이 된다.

 

계곡의 바닥은 가뭄에 물이 없다.

가을의 계곡은 항상 메말라 있었지만

언젠가 여름에는 두려울 만큼이나 계곡에 물이 콸콸 쏟아졌다.

 

주전골 최고의 비경 중 하나인 독주암 앞으로 왔다.

금강산의 일만 이천 봉이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하다지만

여행 갔던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보니 이곳만 못한 것 같다.

 

독주암을 보면서 독주암의 정상에서 독좌(獨坐)를 하듯 자세를 잡아보았다..^^

주전골의 계곡을 오르면 오를수록 기이한 바위와 절벽의 비경이 수없이 펼쳐져 있지만

북쪽의 인간들처럼 아름다운 큰 바위에 두령의 이름을 커다랗게 새기지는 않았다.

금강산의 바위마다 한 곳도 빠짐없이 깊이 새겨진 두령의 이름을

통일 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다 지워야 할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끔찍하다.

 

언제나 이곳에만 오면 황홀경에 빠진다.

여름보다 가을이 더 좋고 눈 쌓인 겨울에는 안 와봐서 느낌을 모르겠다.

강원도의 눈 오는 겨울을 몇 번 경험해봤더니 겁이 나서 여기에는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황금빛 절경에 현혹되어

계곡 깊숙이 자꾸 빠져들었지만 이제 그만!

내년에 또 올거여! 하며 마음 추스르며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