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의 큰법당 원통보전이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법당이기에 원통보전이라 적혀있고
현판 아래 어간문(御間門) 위의 좌우 용머리가 참 잘 생겼다.
사슴뿔의 돼지 복코에 여의주까지 물고 있으니..^^
화재 후 6년쯤 되는 새 범종이라 표면이 무척 말끔하다.
종소리는 못 들어봤지만 요즘 만든 새 동종이라
청아하고 은은한 관음성종의 제도하는 소리가 지옥에까지 울려 퍼짐이 느껴진다.
바위틈새의 굴과 계단 길 따라 관음전으로 간다.
이곳 바위틈 일곱 굴을 모두 지날 적마다 큰 복을 받는다니
삼년고개에서 수십 번 넘어지듯 온종일 굴이나 왔다리 갔다리 할까 보다..^^
절 지붕 용마루 끝에 도깨비 망새가 내려 보며 악귀를 내쫓아 주니
공포의 바위 틈새 굴을 지날 적마다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ㅋ
머리가 바위에 부딪힐까 고개를 푹 숙인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낮추는 수행이라 거짓을 행하며
관음보살을 친견하러 관음전으로 향한다.
굴속 바윗길 계단을 오르며 생각을 한다.
세상사 긴 세월을 지나며 보았던 많은 기복의 삶들을
여기에 펼쳐놓았나 하며..
분위기 넘치는 수행의 길이다.
노장의 부부들은 주로 이런 곳을 데이트코스로 잡는다.
덕수궁 돌담길보다 훨 운치와 의미가 있는 곳이다.
관음전이 보인다.
원효대사께서 창건하신 곳으로 들었는데 사실인지 몰따.
지금이야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모든 길을 만들어 놓았지만
1,300여 년 전 서기 644년 그때를 생각해보노라면 기가 막힌다.
관음전 앞에 펼쳐진 넓은 세상이 뽀얗게 맑다.
바닥에는 솟은 바위 둘레를 대리석으로 매끈하게 고르고
외로운 석등이 세워져 운치를 더한다.
관음전 옆으로 석조관음보살입상이 보이고
그 곁으로 석조 동자상이 있다.
근데 난간에 쭉~ 널려 말리고 있는 오징어는 뭐냐고?..^^
오징어가 아니고 소원을 기원하는 소원지가 수없이 걸려 있는 전경이다.
관음전 앞 난간 아래 원효스님 좌선대 반석이 보인다.
기억에 아주 오래전 언젠가 저기에 앉아 일출을 맞은 적이 있은듯하다.
그때는 좌선대 표시판도 없었을 때였고 참선 자세를 하였더니 참 좋았다..^^
관음전에서 석굴을 지나
원통보전으로 가지 않고 천수관음전으로 내려왔다.
여기도 관음전 저기 위에도 관음전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하지만 여기 천수관음전 현판 용머리 좌우에는 희한하게 생긴 거북이 있다.
법당 내부는 어느 사찰이나 촬영을 금하기에 늘 자제를 한다.
법당 옆으로 욕불의식을 치르는 아기 부처가 향탕수를 기다린다.
머리에 물을 부으려니 옆의 약수터에 물이 바짝 말랐다.
종각 옆 근육질의 나무가 잘 생겼다.
나무 이름이 뭔지 궁금하였지만 모르겠다.
그 아래 작은 쉼터의 의자에 앉아 올려다보니 나무가 명물이다.
잘 생긴 나무와 넓은 바다의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듯하다.
여기가 법석이라 생각하며 종무소 옆 매점에서 연잎빵을 사와
낮선 부부와 나눠 먹으며 잠시 정담을 나눴다.
부처가 뭐 별것인가?
순간순간 견성의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ㅎ~
향일암의 요사채다.
사찰의 요사채에 살려 하면
속세의 모든 속박으로부터 다 벗어나야 하니
결코 별장 같은 곳이 아니니라.
여기서 반나절을 지내보면 참 좋은 곳이다.
그러나 하루를 살라 하면 좀 생각을 해봐야지..^^
하산길 가 토굴에 뭔가 있다.
이 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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