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남양주 정약용유적지③

gamro 2021. 12. 27. 16:05

 

개관 12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리는

다산 정약용유적지의 실학박물관을 둘러본다.

 

 

옛길을 이야기하는 고리타분한 공간이려니 생각하며

박물관 로비에 들어섰더니 실내의 분위기가 무척 깔끔하다..^^

 

 

경기 옛길,

상심낙사(賞心樂事)의 길을 걷다.”

복이 많아 막 개장한 기획전시 특별전에 때맞춰 왔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시인의 <봄길>에 한 구절이 화면에 떠 있다.

 

 

길에는 주인이 없다.”

사람은 집에서 멈추고 길에서 간다.”

 

뻔한 글이지만

첨 보고 느낌을 얻는 듯한 문장이 사방에 천지삐까리다.

 

 

오늘 집까지 갈 길이 먼데

2013년부터 조성되었다는 역사문화탐방로 <경기옛길>을 보며

떠나야 할 시간을 까먹고 이곳 옛길에서 방황한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곳이 두물머리가 되고 팔당호도 생겼다.

두물머리에서의 물줄기는 <소내나루>를 휘돌아 한강으로 가며

그 모롱이 <소내나루>에 다산생태공원과 정약용유적지가 있다.

6개의 <경기옛길> 가운데 이곳 능내리에서는 서울의 구리시까지 이어지고

반대쪽으로는 양평을 지나 강원도의 원주와 경상도의 평해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강과 연관된 시()가 많이 보인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배를 타고 유람을 즐기다 보면

마음은 낭만으로 일렁이며 싯귀도 줄줄 나오는가 보다..^^

 

 

두물머리와 한강 주변을 따라 유람을 하며 그린

선비화가 정수영의 산수화 작품 2점 중 <우천>을 담았다.

그림의 하단에 한글로 적힌 해설문을 옮겨본다.

우미천에서 뱃사람에게 만류되어 배를 묶어둔 곳에서 잠시 쉬다.”

 

 

벽면 <길 위의 STORY>의 해설을 재밌게 본다.

북한강과 남한강 유역의 명소들을 사진으로 설명하니 마음이 혹한다.

요즘은 이명박 대통령의 자전거길 덕분에 웬만하면 일주가 가능할 듯하다.

 

 

1960년대엔 피난민처럼 큼직한 배낭을 둘러메고 국내 무전여행을 다녔었고

근래의 젊은이는 해외 배낭여행이나 국내 자전거 여행을 다닐 수 있었으니

이 좋았던 세상 오래오래 영원하여 후손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정약용을 비롯하여 옛 문인들이 지은 들이 많이 보인다.

홍대용의 <잡영>, 정약용의 <양강에서 고기잡이를 만나다> 등등.

 

 

또 다른 벽면에는 제목에 <>이 든 들이 전시되어 있다.

안도현, 도종환, 천상병, 조병화, 윤동주의 길에 대한 를 읽노라니

느릿느릿 먼 길을 걷노라면 인생의 희비애락을 다 맛볼 수 있는가 보다.

 

 

2층 휴게실 한쪽에

<천리길에서 보낸 다산의 가족사랑> 칸막이가 있다.

강진 유배지에서 시집가는 딸에게 보낸 그림과 글 <매화병제도>가 있고

애절한 내용의 <하피첩>을 설명한 글도 있다.

 

 

포롱포롱 날아온 새

우리 집 매화 가지에서 쉬는구나...”

 

1813년 강진 유배지에서

다산의 부인 홍씨가 보내온 해진 치마에 쓴 글을 보며

다산의 조형물에 나의 얼굴을 내밀어본다.

호박에 줄 그으면 행여 수박이 되려나 하며..^^

 

- 편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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