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지에 적힌
소망의 글이 걸작이다.
내가 신이라면
오늘 밤 잠시 헛꿈이라도 꾸게 해줄 건데..^^
소망의 글?
풍성한 몸뚱이의 포대화상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늘 저기에 앉아
웃음 가득 표정으로 동전 세례를 받고 있다.
낙산사의 후문 의상대 쪽으로 들어오며
빼곡히 붙어 있는 소원지를 보노라니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세태는 변하여도
긴 세월에 자연의 풍경은 그대로다.
하지만 하늘의 뜬구름을 보니
한때의 부귀영화를 누리던 정치꾼들을 보는듯하다.
1925년에 지었다는 의상대.
가만 생각해보니
수없이 왔었지만 멀리서만 봤을 뿐
단 한 번도 정자 가까이에 가본 적이 없다.
해변의 난간에서
홍련암과 의상대를 번갈아 본다.
역시나 홍련암에도 수없이 왔었지만
단 한 번도 법당에 든 적이 없다.
할멈은 법당에 들고
나는 바깥에서 어슬렁거리며 세상을 본다.
두꺼비의 복전함 삼족섬 앞에서
<이 뭣꼬?> 하며..^^
산너머 멀리 해수관음상이 보인다.
올 적마다 꼭 친견하는 관음보살이다.
해수관음상은 1977년에 봉안되었다니
벌써 40대의 중년이 되었다..^^
작년에 이어 옥체에 손상이 없는지 찬찬히 둘러본다.
대좌의 연꽃 위 관음상을 차분히 바라보노라면
속세에서 오염된 마음이 맑아지고 육신까지 진정되니
신성한 불상을 조각한 분의 재주가 대단하다.
해수관음상 앞의 관음전을 향해 내려간다.
법당 안의 창을 통하여 보는 관음상은 너무나 성스러운 모습이다.
그 성스러움 앞에서 우찌 “통장 잔고 200억!”을...^^
2005년의 대형산불로
녹아버린 <낙산사 동종(洛山寺 銅鐘)>의 흉한 형체와
불타버린 원통보전의 대들보로 만든 첼로와 바이올린을 보며
불법계의 소멸과 환생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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