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늦추위가 지독하게 춥더만
날씨가 풀리니 마음부터 앞서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바닷가 암석에서 세상을 보며
거창하게 지구의 역사를 느껴본다.
여행지 어느 곳에서나
흔적을 찾으려 애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억만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퇴적암을 밟고서
수없이 다녔던 나의 발자국을 찾으려니
계절의 따뜻한 기운만 느껴졌다.
많은 것을 보았다고 떠드는 돌팔이 노장.
중생대 백악기 때부터의 이곳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행여나 밀물 때 금붙이라도 밀려왔으려나
잔돌이 모여있는 곳을 눈이 빠지게 살펴봐도 아무것도 없다.
오랜 세월이 만든 의미 없는 작품들이 바닥에 널려있다.
철부지들의 안목과 취향이면 사기꾼도 대통령감으로 보이듯
널브러진 암반의 부분들이 그럴듯하게 보인다.
만조가 되면 키 높이보다 훨 높은 수면에
어쩌다 폭풍에는 집채만 한 파도가 몰아치던 무서운 바다였지만
간조가 되면 바닥의 신비스런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어 좋다.
구경 온 아이들아 이것저것 많은 것을 다 보고 한껏 느껴라.
서해의 석양 풍경은 참 아름답다.
주름살 깊은 어진 노인네의 모습도 그러할 진데
60대의 덜 늙은이들이 한창 설치고 있는 지금
젊은 아이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는지.
뉘엿뉘엿 넘어가는 붉은 석양에
못난이 인어상도 어두워지고
잔잔한 넓은 바다만이 휑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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