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의 수성당
서해를 배경으로 커다란 사각의 액자가 세워져 있다.
누군가를 넣어야 하기에 할멈을 세웠다..^^
서해를 다스리는 개양할머니와
그의 딸 여덟 자매 귀신을 모셔둔 제당이다.
1800년서부터 여기에 있었다지만
올 적마다 문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 겁나지는 않았다.
개양할머니의 전설이 깃든 이곳에서
아마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정월 초사흘이면
풍어와 무사고를 비는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
수성당은 전국 유일 바다신을 모시는 곳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적한 이곳에 오면 늘 좀 으스스하였다.
앞의 먼바다는 효녀 심청이 뛰어든 임당수란 구전도 있다고 한다.
바다와 맞닿은 절벽의 계곡 아래에는
모래알갱이들이 모여 만든 거친 돌바닥이 바닷가에 널려있다.
맨발로 내려가 왔다리갔다리 하면 발바닥의 굳은살 제거에 딱 좋겠다.
수성당 바닷가 언덕에서 좌측의 해변을 본다.
닭이봉 꼭대기에 전망대 정자가 자그마하게 보인다.
소노벨변산의 붉은 지붕 건물에서의 바다 풍경도 상상해본다.
수성당에서 적벽강으로 걷다가 미련이 쬐끔 남아 뒤를 보며 셔터를 눌렀다.
때가 되면 양 들판에 노란색 유채꽃이 만발한다던데 한 번도 못 봤다.
꼭 그 계절이면 제삿날이 여럿 겹쳐서...ㅋ~
빽빽한 대숲이 계절의 운치를 더한다.
홍예문처럼 생긴 대숲터널의 문밖은 아주 밝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바다 멀리 안개 속에 보이는 섬들이 고군산군도이다.
앞쪽으로 적벽강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언덕에서 적벽강의 좌측과 우측을 본다.
지금 바닷물이 제법 빠졌지만 저기 우측 끝까지 갈 수 있을는지
가다가 물이 들어오면 익사는 면하겠지만 옷이랑 사진기는 우짜겠노!
할멈이 해변의 바닥에 내려가 있는 나의 모습을 폰으로 담았다.
행여나 바닷물에 휩쓸려가더라도..ㅎㅎ~
절벽의 높은 곳까지 물이 차면 제법 깊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겁도 없이 신비한 해변에 정신이 빠져
바닥을 흝으며 오만상 쏘다녔는데 지금은 괜히 겁이 나는 연세다.
물 빠진 바닥의 신비함을 보면 스쿠버다이빙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아주 오래전 해넘이 쪽에서 이곳 방향으로 물 빠진 바닥을 걷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혈기왕성하고 겁 없던 하룻강아지 때였나보다..^^
붉은 암반의 절벽이 2km의 해안선에 펼쳐져 있다.
저 끝 모퉁이를 돌면 작은 해식동굴이 여럿 있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도 있지만
할멈을 언덕 위에 남겨두고 우찌 혼자 가랴.
형성과정이야 어찌하였든 절벽 아랫부분의 붉은 암벽이 신비롭다.
노을이 붉게 물들 때면 석양을 머금은 절벽의 암반은 더욱더 아름답다고 한다.
사진에 미쳤으면 그 시간까지 함 기다려 볼만도 한데..^^
간조의 해변 서쪽으로 길게 뻗쳐 나온 전경은 후박나무군락지가 있는 곳이며
멀리 북서쪽 안개 속으로 보이는 섬들은 고군산군도의 풍경이다.
적병강에서 북쪽으로 3km쯤의 해변에서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신비의 하섬을 본다.
음력 1일과 15일을 전후하여 간조 때에 길이 1km의 바닷길이 열린다 하니
그때 와서 굴이랑 해삼이나 따먹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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