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사진들은 모두 폰카로 찍은 사진 *
달 밝은 이른 새벽
노인네가 되어 어두운 밤길을 걷다가
역시나 산책 나온 잘 생긴 친구도 반갑게 만나고
쪼끄마한 도룡농 한 마리도 만났다.
반질반질 윤기 흐르는 이 녀석
휴대폰을 꺼내 사진 찍는 긴 시간에도
도망은커녕 임로의 희미한 불빛아래 멈춰
인내심을 내어 나지막하게 포즈를 취해준다.
캄캄한 새벽의 산림(山林)에는
사람보다 훨 나은 많은 생명체들이 있다.
어둠에서도 홀로 무서움없이 쏘다니며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하고 종족을 보존하는 영묘함에
산에 사는 온갖 신령들의 움직임을 보며 경애를 느낀다.
사람이 아닌 생명체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에 신비함을 논하면
바보스런 생각일까?
집단을 이루지 않으면 살수없는 인간들의 연약함에
비열한 짓거리의 별난 사람들에 행위를 보노라면
숲속의 생명체들은 참으로 위대하다.
산책길 곳곳에
밤새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 죽은 너절한 시신들
곱게 뻗은 개구리의 육신은 보기도 좋건만
앞다리와 허리가 유난히도 길고 징그러운 사마귀의 주검에는
왠지 눈살이 찌푸려진다.
나뭇가지에 날렵한 다람쥐가 뛰어 오른다.
까치가 날고 산새들이 법석을 떨며 지저귄다.
여치와 귀뚜라미의 시끄러운 코러스에
새벽의 숲속은 온통 난리다.
이 놈들아
그래도 니들의 집단에는
야비하고 경박한 놈들은 보이지가 않으니
육신이야 어찌 되었건 영혼만은 깨끗하겠구려!
하여
사람이 없는 자연은 그토록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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