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의 곳간

기인의 차.

gamro 2009. 2. 12. 22:29

 

 

용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우리동네 지묘동

노른자위에 턱하고 자리 잡은 헬스사우나

한가하니 편한 현관의 대기실 소파에서

수행을 하듯 잠시 명상에 든 뉘님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몰래 담았다.

 

터가

팔공산의 맑은 정기를 받아서인지

이곳에는 많은 선지식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

주차장에서 기이한 차를 발견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몇 장..

 

 

이 사진이 뭘까요?

차 지붕에 입간판을 만들어 부착하여

답답하고 무지한 중생들을 깨우치려 애쓰는

우국의 선각자에 마음이라

얼마나 애절한가!

 

 

 

차 주인이 어떤 분인가 하고

차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그분이다.

 

머리는 상투를 틀고

수염은 기다랗게 이조시대의 양반처럼

시대에 처진 한복을 갖춰 입고 너무나 별난 분이다.

 

그 양반 부부가

노친 부모를 모시고 목욕을 왔나보다.

안노인은 허리가 꾸부러져 양쪽에서 부축해도 발걸음을 겨우..

바깥어른은 그나마 정정하니 건장한 모습이다.

 

SUV 차의 트렁크 문을 열더니

플라스틱 음료수 빈 상자를 꺼낸다.

발판삼아 안노인이 겨우 뒷좌석에 오른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내가 뭐 매스컴의 기자인가?....^^

 

부디 뜻처럼

모든 사람들이 <양반운전>하여 <교통선진국>이 되고

<양반 언행>하여 모두가 <효자> <효녀>가 되어

우리나라가 <군자국>이 되는 그날까지

밝은 등불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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