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이다.
아직도
낭만은 다 사그라지지 않았나보다.
로맨틱한 마음에
촛불을 준비하여 단산지로 향한다.
벌써 달님이 너무 높이 올랐다.
조그만 종이컵에
가는 초를 담아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함께 담아 호수에 띄운다.
두 개를 만들어
멀리 멀리 둥둥 떠 가거라
마눌은 합장하여 보름달님에 소원을 빈다.
나는 그저 좋아라 사진을 찍는다.
어린아이처럼.
가로등 불빛아래
둘이서 연신 뒤돌아보며 뚝길을 걷는다.
종이컵의 촛불이 어디까지 갔나하며.
다음 달에도
또 그 다음 달에도 보름달이 뜨면
희미한 낭만을 달빛으로 밝혀
또 오자구나 촛불 띄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