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한 옛날
두메산골의 처녀 총각이 결혼을 하여
10년 동안 머슴아 셋과 딸아이 하나를 낳았다.
별로 배울 곳이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
어찌어찌 듣고 아는 것이라고는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라는 정도.
이것을 자녀교육에 적용을 하니
형도 아우도 오빠도 누이도 다 꼭 같은 인격체라
공명정대하고도 논리적인 말발이 그럴 듯하야
자기도취에 부모들의 세월은 조금씩 조금씩 좀먹어갔다.
꼭히 부모교육이 중요할까?
타고난 인성이 어질고 착한사람들은 생각도 현명하여
매사를 보면서도 느끼고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니
과거엔 그런 성인들도 더러 많더라.
목소리가 크고 행동이 경망스런 그런 가계의 혈통일수록
어릴 적부터 사람의 품격에 대한 조련을 옳게 받아야 되는데
그 나물에 그 밥이라. 어련히 그 피를 이어가리?
세월은 유수라
안방에서는 제법 똑똑한 구둘막 장군이 되어
제 잘난 맛에 목은 뻣뻣해지고 눈에 핏발도 굵어지니
오히려 집안은 조용하기만 하더라.
장자가 입을 닫으니.
다 큰 자식들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주름이 진다.
겨우 나지막이 숨어 삼키며 하는 말 한마디
자식은 적을수록 좋아.
조련사는
동물을 길들이는데 꼭 필요하다.
옛날 옛날 한 옛날
두메산골의 처녀 총각이 결혼을 하여
아들 딸 많이많이 낳아 잘 키울 때
부지런히 열손가락 깨물 줄만 알았지
먹은 밥그릇 숫자가 귀한 줄은 미처 몰랐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