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은 어느 겨울날
1시간을 걸어 정상에 오른다.
화창하고 상큼한 내음의 동산
오늘따라 터주 할멈들이 먼 걸음을 하셨네?
정상에 자리를 몽땅 차지하고..
매일 만나는 산책길의 노인네들
순하고 부드러운 성품의 좋은 향내가 늘 가득하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에
수려한 산세의 맑은 정기를 매일 받아서..
정상에서 6분쯤 능선을 더 걸으면
세인들이 일출봉이라 이름 지은 곳에 다다른다.
통나무를 잘라 만든 긴 의자 사이에 서면
전면 멀리 관봉의 갓바위 부처님이 보이고
좌측으로 조금 틀면 동봉의 약사여래불이 안중에 그려진다.
조용히 눈을 감고 합장을 한다.
갓바위 부처님요!
동봉의 약사여래불님요!
요러쿰 숨쉬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내 새끼들 잘 보살펴 주소서...하고
산길을 걷다
양지에 묘태를 뽐내는 숲을 보며 디카에 담는다.
깨끗한 렌즈로 숲을 보았으니
당연 맑고 청명한 사진이 꼭 같이 저장되리라 하며.
못생긴 2장의 사진을 보며
갈등이 생긴다.
사람의 마음은
재주를 부리는 광대라 하였던가?
탁한 마음에 흐리터분한 물감을 뿌린 것도 아닌데
둘 중 어느 놈을 이곳에 올려놓을까?
이상하게 생긴 이놈들
나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이 밤에 씰데없는 고민을...ㅎㅎ
'감로의 곳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 새해에는. (0) | 2010.01.01 |
---|---|
09년의 마지막 전날 밤에.. (0) | 2009.12.30 |
나도 모르겠다. (0) | 2009.12.11 |
12월이다. (0) | 2009.12.01 |
현자(賢者)의 입에는.. (0) | 2009.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