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의 곳간

사람의 마음은

gamro 2009. 12. 14. 22:07

 

 

봄날 같은 어느 겨울날

1시간을 걸어 정상에 오른다.

 

화창하고 상큼한 내음의 동산

오늘따라 터주 할멈들이 먼 걸음을 하셨네?

정상에 자리를 몽땅 차지하고..

 

매일 만나는 산책길의 노인네들

순하고 부드러운 성품의 좋은 향내가 늘 가득하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에

수려한 산세의 맑은 정기를 매일 받아서..

 

 

 

정상에서 6분쯤 능선을 더 걸으면

세인들이 일출봉이라 이름 지은 곳에 다다른다.

 

통나무를 잘라 만든 긴 의자 사이에 서면

전면 멀리 관봉의 갓바위 부처님이 보이고

좌측으로 조금 틀면 동봉의 약사여래불이 안중에 그려진다.

 

조용히 눈을 감고 합장을 한다.

갓바위 부처님요!

동봉의 약사여래불님요!

요러쿰 숨쉬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내 새끼들 잘 보살펴 주소서...하고

 

 

 

산길을 걷다

양지에 묘태를 뽐내는 숲을 보며 디카에 담는다.

 

깨끗한 렌즈로 숲을 보았으니

당연 맑고 청명한 사진이 꼭 같이 저장되리라 하며.

 

못생긴 2장의 사진을 보며

갈등이 생긴다.

 

사람의 마음은

재주를 부리는 광대라 하였던가?

 

탁한 마음에 흐리터분한 물감을 뿌린 것도 아닌데

둘 중 어느 놈을 이곳에 올려놓을까?

 

 

 

이상하게 생긴 이놈들

나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이 밤에 씰데없는 고민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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