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의 곳간

올 새해에는.

gamro 2010. 1. 1. 22:50

 

 

산 너머엔 아직도 붉은 기운만이 감돈다.

오들오들 님 그리는 소원에도

한파속의 기다림에도 아랑곳없다.

무정한 당신이다..^^

 

 

 

 

다 털어버리고

깨끗한 새해를 맞으러

어저께도 다년간 동산의 청명한 산 만디에

뒤뚱뒤뚱 걸음이 불편한 마눌의 손을 끌며

장장 한 시간 사십분을 헉헉 함께 숨을 몰아쉬었다.

 

 

 

뽀얀 젖가슴마냥

어두운 장막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너무나 맹렬하여 처녀의 신비함도 전혀 없다.

 

 

 

그냥 솟아올라 다 보여준다.

그토록 애절하게 지치도록 기다리던 사람들

볼 것 다 보고나니 모두가 흩어져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무정한 당신들이다..^^

 

 

 

언제나 새벽이 분주한 분들

오늘도 새해를 맞으러 산을 오르는 동민들을 위하여

가스통에 따끈한 오뎅이며 떡과 술이 푸짐하다.

파장에 한 그릇 실례를 하고...

 

 

 

차가운 날씨에도

밝은 태양의 빛은 마음의 때를 깨끗하게 씻어준다.

욕심에 맑은 빛을 한껏 더 가슴으로 받아

한 번 더 어두움을 빡빡 닦아본다.

심신을...

 

 

 

올 새해에는

바닷가 해운대가 아닌 팔공산이 보이는 동산의 평화로운 곳에서

시린 손끝으로 마눌의 손을 꼭 잡고 그렇게 첫날을 시작하였다..^^

'감로의 곳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춘을 돌리도고.   (0) 2010.01.23
시골의 촌로는.  (0) 2010.01.17
09년의 마지막 전날 밤에..  (0) 2009.12.30
사람의 마음은  (0) 2009.12.14
나도 모르겠다.  (0) 200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