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엔 아직도 붉은 기운만이 감돈다.
오들오들 님 그리는 소원에도
한파속의 기다림에도 아랑곳없다.
무정한 당신이다..^^
다 털어버리고
깨끗한 새해를 맞으러
어저께도 다년간 동산의 청명한 산 만디에
뒤뚱뒤뚱 걸음이 불편한 마눌의 손을 끌며
장장 한 시간 사십분을 헉헉 함께 숨을 몰아쉬었다.
뽀얀 젖가슴마냥
어두운 장막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너무나 맹렬하여 처녀의 신비함도 전혀 없다.
그냥 솟아올라 다 보여준다.
그토록 애절하게 지치도록 기다리던 사람들
볼 것 다 보고나니 모두가 흩어져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무정한 당신들이다..^^
언제나 새벽이 분주한 분들
오늘도 새해를 맞으러 산을 오르는 동민들을 위하여
가스통에 따끈한 오뎅이며 떡과 술이 푸짐하다.
파장에 한 그릇 실례를 하고...
차가운 날씨에도
밝은 태양의 빛은 마음의 때를 깨끗하게 씻어준다.
욕심에 맑은 빛을 한껏 더 가슴으로 받아
한 번 더 어두움을 빡빡 닦아본다.
심신을...
올 새해에는
바닷가 해운대가 아닌 팔공산이 보이는 동산의 평화로운 곳에서
시린 손끝으로 마눌의 손을 꼭 잡고 그렇게 첫날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