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끊임없이
가랑비 내리는 날의 운흥사雲興寺다.
대구 달성군의 가창면
운치 좋은 산길을 따라 차창을 열고
풍경에 감탄을 하며 좁은 길을 부지런히 오른다.
도량道場에 들어서는 일주문은 없어도
다리건너 초입에 우뚝 선 돌탑이 아무래도 의미심장하다.
뉘 덕인지..
청정한 산사를 찾았으니 심신에 오물을 쬐끔이나마 닦아내려나?..ㅎ~
돌계단을 오르며 대웅전을 맞는다.
그 옆에 자리한 천불단이 엄청 웅대하다.
마음 편히 합장을 한다.
규모가 큰 사찰에 비하면 작은 절이지만
천년의 유서 깊은 곳이어서 일까? 뭔가 별난 느낌이 온다.
햐~
종각도 있네!
삼성각 지붕에는 비닐을 씌워놓았다.
멀쩡한 지붕에 파마약을 바르지는 않았을 꺼고
장맛비에 빗물이 샛나?..ㅉㅉ
여기저기 둘러보니 참 좋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조그마한 굴에 용왕단도 있고.
삼성각 옆에 있던 굴 안의 부처님은 뉘신고?
“운흥사를 안내하는 곳”이란 입간판의 종무소를 마주하며
멀리 건너편에는 “구름도 보고 마음도 보고”하는 운흥사의 사랑방이 있다.
사랑방 앞에서
먼 산 중턱에 걸쳐있는 구름을 보노라니
답답한 가슴이 확 트여 속이 훤히 다 보이는 듯하다.,,^^
앞마당 한켠엔 멍멍이 집도 있다.
어슬렁거리는 백구에게 구시렁거려본다.
야! 이눔아!
니도 맨날 절밥을 얻어 먹었으니 불심佛心이 있느냐?
어디 뒷전에서 함 주워들어봤다고..ㅎㅎ~
수련이 떠있는 연못가
축축한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
나는 말 하였을 것이다.
믿음.. 신앙이란 참 좋은 것이라고.
종교에는 각자의 철학이 담겨있으니.
하물며 불자들에게도 각자의 독특한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음에
서로의 신앙에 대한 신념을 존중하며 입을 다물자.
사는 게 뭐 별건가?...ㅎ~
푸르름이 넘치는 산천경개.
이 좋은 운흥사에 오고 가는 편하고 아주 쉬운 길은
저 다리를 건넌다는 진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