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교를 찾았다.
大倫이란 글씨를 보니 옛 친구들이 생각났고
교훈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를 보며
그때 그 시절 때 묻지 않았던 순수함이 새삼 정겨웠다.
학교가 옮겨지면서
추억속의 그곳은 흔적 없이 다 지워졌지만
그래도 고교시절의 낭만을 찾으려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작은 흉상의 받침대에 ‘대륜의 혼’이라!
월남전에서 산화한 고 이인호 소령의 정신을 기억해본다.
학창시절의 혈기를 되새기려니 그저 마음속에서 뱅뱅거릴 뿐...ㅉㅉ
별 볼일 없는 졸업생이
모교에 발 들일일이란 겨우 동창체육대회 밖에 없다..^^
개회식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허접하기는 꼭 같다.
차라리 그때 그 시절이 훨 나았던 것 같다...ㅎ~
개회 행사진행 중
교내 곳곳과 운동장을 한 바퀴 휙 둘러보노라니
갑자기 본부석 쪽에서 폭음이 들린다.
작은 불꽃이 하늘을 향하고
뽀얀 연기 속에 오색의 풍선이 하늘을 난다.
한참 후 다시와 멀리서 보니
좀 지난 시간이라 제법 참가인원이 많다.
인조잔디를 깐 깨끗한 운동장
트랙을 따라 한참을 걸어도 흙먼지 하나 없어 참 좋다.
한 바퀴 다 돌고 원위치하여
까까머리 재학생들 뒤편에 서있는 마눌에 손짓을 한다.
동기 노장부부들이 모인 우리들의 장소로 가자고..^^
동기들 천막엔 벌써 여럿이 와있다.
저들의 부지런하고 성실한 성품은 예나 지금이나 꼭 같다.
사진기를 들이대니 인물 좋은 모모씨 기겁을 한다.
그래 주름진 얼굴 절대로 안 찍을게 걱정마슈!
남들은
휴대폰으로도 잘만 찍더만...,ㅋ~
몇 기 동창인지 사진 찾아가소!
물끄러미 본부석을 보노라니...
또 한 바퀴 휙 돌아나 볼까 할 일도 없는데...
가을이라 황혼빛이 깃든 나무아래 펼쳐진 천막들
황혼에 물든 노선배님들의 천막 안을 살펴보노라니 슬픈 미소가...ㅠㅠ
지나다 단상을 쳐다보니 곽동헌郭東憲선생님이..
숙련된 노련한 솜씨로 번개같이 사진기를 들어 장면을 담았다..^^
여기저기 교내를 돌아다니다 또 만났다 곽선생님을..
매일 오후면 동네 산에서까지 자주 뵙는 깊은 인연은?
운동장에서는 흥겨운 놀이도 있었고
특히나 해병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해병의 멋진 열병식을 연출하였다.
졸업생 중에 해병대 사단장이 있는 모양이다.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국군이기에 지역민들의 큰 행사에 특별히 출연하여
멋진 연기를 보여줌에 해병군악대와 장병들에 큰 박수를 보냈다.
사단장을 대신하여 참석한 담당참모가 인사를 한다.
멋진 사나이 해병을 보노라니
구질구질 잡다한 자칭 위정자들에 또다시 구역질이 난다.
세월에
같이 늙어가는 공태룡 선생님
옛 스승을 마주하며 약주를 권하는 제자
세월 참 많이도 흘렀다.
옛날 같으면 어디 감히...ㅎㅎㅎ~
동안의 친구도 사진을 수정하다 보면
세월을 못 속인다 하는 말에 실감이 난다..^^
좋은 세월
아무리 멀리서 꼬맹이를 데리고 폼을 잡아도
할비는 할비고 할미는 할미다...^*^
이제 우리들의 세상은 저물어가고
요즘 꼴을 보니 젊은 세대들도 빌 볼일이 없는 것 같고
꼬맹이 야가들에 희망을 걸어본다.
어떤 재미로 살려나하고...ㅎ~
무균질 순수한 꼬맹이들의 표정이 너무 좋아
난 아이들만 보면 환상에 사로잡힌다.
야들이 60년 후면...ㅋ~
젊은 후배들을 보며
또 그 자녀들의 생기 넘치는 힘찬 모습들에서
지난 세월을 많이많이 생각하였노라 오늘.
입을 굳게 다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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